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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계속 파업하다간 망한다" 르노삼성 수십명 노조 탈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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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장 파업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의 노조원 수십 명이 집행부의 파업 지침에 반발, 집단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 벌어졌던 지난 19일의 파업 참여율은 48.5%로 처음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파업 장기화로 임금이 깎이고 수주 물량 감소가 현실화되자 노조 내부 갈등이 표면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30일 복수의 르노삼성 직원들에 따르면, 노조 집행부는 최근 파업 참가율이 50%대로 떨어지자 파업에 불참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징계위 회부를 통보했다. 부산 공장의 A 노조원은 "회사가 없어질 판에 납득할 수 없는 파업을 이어가면서 불참자에 대해 제명 등 징계를 하자 차라리 자진 탈퇴하겠다는 노조원들이 늘었다"며 "150명이 넘는 차체 공장에서만 30% 정도가 탈퇴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산 공장 B 직원은 "대의원조차 33명 중 11명이 파업에 반대하고 있다"며 "집행부가 파업 출석 체크를 하고, 출석률에 따라 임단협 타결금을 주겠다며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집행부는 지난 12일 노조원들에게 내려보낸 '쟁의 지침'에서 "타결금(임단협 체결 시 받을 보상금)은 (파업)지침 위반 횟수에 따라 차등 지급하고, 15~19일 위반자들을 대상으로 징계규율위원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타결금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직접 지급하므로 노조가 지급할 권한이 없다.

르노삼성 노조는 작년 10월부터 지난 19일까지 62차례 250시간 역대 최장 기간 파업을 벌였다. 파업 초기 임금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이를 수용하자 최근엔 '근로자를 전환 배치할 경우 노조 동의를 받으라'는 새 요구를 꺼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 공장의 생산량 절반(연 10만대)인 로그(중형 SUV)를 위탁해오던 닛산이 올해는 6만대만 주문하고 계약을 끝내기로 했다. 르노의 신차 XM3의 유럽 수출 물량(연 8만대 예상)을 가져오려 하지만 이 역시 부산 공장 파업이 길어지며 불투명한 상황이다. 노사는 2일 협상 일정을 잡기 위한 실무 논의를 벌인다.

류정 기자(well@chosun.com);김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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