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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현대차, 스마트폰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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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전략기술본부, 차량-스마트폰 기술에 관심...MaaS 전환 위한 전략적 투자 단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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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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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스마트폰에 빠졌다. 스마트폰과 차량 연동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관련 연구인력도 활발하게 끌어모으고 있다. 자동차가 서비스 플랫폼으로 활용되면서 스마트폰과의 경계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전략기술본부가 국내 이공계 교수를 대상으로 공모한 미래기술 연구과제에 ‘스마트폰-모빌리티(이동수단) 연동 기술’이 포함됐다. 현대차는 해마다 이공계 교수와 협업을 진행하며 관심기술 제시한다.

올해 전략기술본부가 협업을 진행하는 주제는 총 5가지로 △스마트폰-모빌리티 연동 △ESS(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및 제어 △신에너지 소재·시스템 및 에너지 효율 향상 △연료전지 △신개념 수소 생산·저장 기술 등 5개 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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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모빌리티 연동 부문은 스마트폰을 센서와 연동해 전동 스쿠터(micro mobility) 등의 주행을 제어하는 기술과 모빌리티 이용 패턴을 분석하는 기술 등이 예시로 제시됐다. 전략기술본부가 스마트폰과 모빌리티를 연계하는 기술에 관심이 있음을 알 수 있는 부문이다.

전략기술본부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2017년 2월 연구개발본부와 별도로 신설된 조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직속 조직으로 △AI(인공지능) △신소재 에너지 △로보틱스 △공유경제 등을 주로 다룬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공급 업체로 도약을 추진 중인 전략기술본부에서 스마트폰 관련 기술을 빼놓 수 없다. 현대차는 올해 KT 출신의 윤경림 부사장을 영입하고, 스마트폰 기술 관련 경력 채용도 진행했다. 전략기술본부를 총괄하는 지영조 사장도 삼성전자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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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올라의 바비쉬 아가르왈(Bhavish Aggarwal) CEO가 만나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br>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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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자동차' 경계가 사라진다…관련 기술에 투자


현대차는 스마트폰과 차량의 경계가 허물어 질 것으로 본다. 스마트폰이 다양한 앱의 플랫폼이 된 것처럼 자동차도 다양한 서비스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자동차 업계는 ‘마스’(MaaS, Mobility as a Service)에 주목하고 있다. 카셰어링(차량공유), 카헤일링(차량호출) 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으로 모빌리티를 소유가 아닌 서비스로 소비한다는 개념이다.

핀란드 헬싱키에서는 ‘윔’(Whim)이라는 앱을 이용해 도시 내에서 열차, 택시, 버스, 공유승용차, 자전거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목적지를 입력하고 선호하는 교통수단을 선택하면 된다. 이용자들은 월간 구독료 식으로 비용을 내거나 연결된 계좌로 이용할 때 마다 지불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내연기관에서 전동화(전기차·수소전기차)로 자동차 동력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과 함께 MaaS로 전환이 더 빨라질 것으로 본다. 자율주행 기술 발전도 MaaS를 가속화 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현대차도 MaaS에 대비해 협업과 투자를 통해 관련 기술을 쌓고 있다. 2018년 이후 △싱가폴 그랩 △호주 카넥스트도어 △미국 미고 △인도 레브·올라 등 전 세계 주요 차량 공유 기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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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쏘나타', 스마트폰으로 열고 닫고 시동까지


현대차는 최근 스마트폰과 차량이 연동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신형 ‘쏘나타’부터 적용된 ‘디지털키’다.

‘디지털키’는 스마트폰 만으로 자동차의 출입과 시동, 운행, 차량제어가 가능하다. 예컨대 스마트폰을 운전석 손잡이 근천에 대면 문이 열리는 방식이다. 차량은 사용자가 누구인지를 판단하고 미리 설정해놓은 사이드미러, 운전석 위치 등을 변경한다.

특히 타인에게 공유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 소유주를 포함해 최대 4명까지 키를 공유할 수 있다. 공동 사용자는 자동차 소유주의 허락에 따라 디지털키를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에 다운 받아 사용할 수 있다.

기존에도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기술이 있었으나 '디지털키'와는 운영방식이 크게 다르다. 기존 서비스가 별도의 서버를 통해 스마트폰과 차량이 연결됐다면 '디지털키'는 서버를 거치지 않고 차량과 스마트폰이 바로 연동된다. 통신이 안되는 지역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모바일 기반 전기차 튠업 기술’을 개발 중이다. 스마트폰과 전기차를 연동해 전기차의 각종 성능을 항목별로 운전자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디지털키’나 ‘모바일 기반 전기차 튠업 기술’은 결국 MaaS로 이어진다. 디지털키 공유를 통해 자유롭게 차량을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고, 튠업 기술은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기업이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화되는 것은 전세계적인 추세"라며 "모빌리티 서비스 관련 컨설팅도 업계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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