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신용 자영업자가 향후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지목됐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들이 2금융권에서 추가 대출을 받으면서 '대출의 질'이 나빠졌다는 진단이다. 특히 자영업자의 3분의 1은 4개 이상 금융사로부터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였다. 이들의 부담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로도 이어져 연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집단으로 파악됐다.
/사진제공=금융연구원·KCB |
1일 금융연구원과 코리아크레딧뷰(KCB) 연구소가 공동으로 펴낸 '가계부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개인사업자대출 규모는 560조3000억원으로 1년새 10.5% 증가했다.
특히 2금융권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는데 1년 새 △조합 19.7% △저축은행이 13.1% △캐피탈 10.1% 늘어 은행(8.1%)의 증가세를 앞섰다. 이보미 금융연구원 연구위은 "은행에서 이미 돈을 빌린 차주가 추가대출을 비은행에서 받는 경향"으로 해석했다. 대출 업종은 부동산임대업에 편중돼 비중이 2016년 말 25.4%, 2017년 말 26.1%, 작년 말 26.4%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사업자대출의 연체율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작년 4분기 업권별 연체율은 은행 0.8%, 2금융권 1.7%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각각 0.02%포인트(p)와 0.03%p 상승했다.
여러 금융회사에 손을 벌린 '다중채무'도 심해졌다. 차입회사가 '4개 이상'인 자영업자 수는 작년 6월 말 기준 31.2%였다. 자영업자 3명 중 1명은 4개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셈이다. 차입회사 4개 이상의 다중채무는 2015년 말 28.6%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개인사업자대출의 질적 악화가 주택담보대출로 전이될 가능성도 경고됐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10년간 KCB 정보조회 이력이 있는 주담대 차주를 무작위 추출해 분석한 결과, 차주 정보와 연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신용 중하위등급의 자영업자가 주담대 연체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주담대 개시 시점의 신용 3·4·5등급 차주의 연체액은 1등급 차주에 비해 평균 35만원·90만원·190만원 증가했으며, 대출 당시 자영업자인 차주는 급여소득자보다 연체액이 평균 14만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규복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08년 이후 전체 주담대 증가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55~59세 연령층이 연체 증가에도 가장 크게 기여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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