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미국 인텔의 CPU(중앙처리장치) 제품. 삼성전자의 대표 메모리 반도체 D램 제품(아래). |
삼성전자가 최근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현재 세계 1위 분야인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2030년에는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1위에 오르겠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전하는 언론들은 '비메모리 대규모 투자'와 같은 식으로 기사를 썼다.
전문가들도 헛갈릴 정도로 복잡하게 쓰이는 반도체 용어를 정리해봤다. 혼동스러운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만 쓰이는 용어가 많기 때문이다.
비메모리 반도체라는 표현 대신, ②시스템반도체라는 단어도 많이 쓴다. 주로 삼성전자 내부에서 쓰는 단어로, 이 역시도 해외에선 거의 쓰지 않는다. 뜻은 비메모리와 거의 같다. 시스템반도체와 혼동해 ③시스템LSI(large scale integration·대용량 집적회로)'라는 표현이 쓰이지만, 정확하게는 좀 다른 개념이다.
시스템LSI는 하나의 작은 칩에 수만개의 회로가 몰려 있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시스템반도체가 시스템LSI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해외에서 쓰이는 용어는 ④로직 칩(Logic Chip·논리 칩)이다. 논리적인 연산을 수행하는 반도체란 뜻이다. 이날 삼성의 투자 소식을 전하는 블룸버그와 같은 외신은 모두 '로직 칩'이란 표현을 썼다.
이 시장의 강자는 인텔이다. PC의 두뇌인 CPU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퀄컴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통신칩 세계 1위다. 로직 칩 분야는 이렇게 전자제품별로 1위가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마트폰의 통신칩 시장을 장악한 퀄컴은 반도체 설계만 하고 제조는 하지 않는다. 이런 반도체 기업을 별도로 ⑤팹리스(Fabless·공장이 없다는 뜻)라고도 부른다. 생산 시설에 대한 투자 부담을 지지 않는 대신, 연구·개발(R&D)을 통해 똑똑한 비메모리를 만드는 데 올인(다 걸기)하는 회사들이다. 사실 애플도 팹리스로 분류된다. 애플은 아이폰에 들어가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설계도를 그린 뒤, 제조는 다른 곳에 맡긴다.
삼성전자가 이번 투자 계획에서 큰 비중을 둔 ⑥파운드리(foundry)는 이런 팹리스 회사의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제조한다. 반도체 설계 도면을 받아, 그대로 생산해 납품하는 것이다. 원래 파운드리는 금속이나 유리를 녹여서 물건을 만드는 공장이란 뜻이다.
이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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