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주도권 놓고 향후 갈등 커질 가능성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금호그룹과 산업은행 간 ‘주도권 다툼’ 불씨가 잠재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본입찰과 인수자 결정 등 마지막 단계에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금호그룹과 산은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달 30일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본격적인 매각 작업을 위한 첫 회의를 가졌다.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 회계자문 EY한영, 법률자문 법무법인 세종 등도 참석해 향후 일정 등을 논의했다.
산은 관계자는 “매수자 접촉 등은 주간사와 금호 측이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고 우리는 참관인으로 다녀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금호그룹이 매각 주도권을 제대로 갖지 못한 것으로 본다. 법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매각 주체이지만, 감사보고서 파문ㆍ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입지가 좁아진 영향이다.
아울러 이동걸 산은 회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인수 후보 선정시 경영 성공경험과 그룹 내 시너지 효과 등을 판단하겠다”며 매각의 주도권이 산은에 있는 듯한 뉘앙스를 보인 점에도 업계는 주목한다.
CS를 매각 주간사로 잡은 것도 산은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게 M&A업계의 분석이다. 산은 측은 이런 분석을 강하게 부정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더 낮은 비용을 제안했고, 5000억원의 영구채 매입까지 대신해주겠다고 제안했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했다.
금호산업과 산은 간 매각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은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금호 측은 자신들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구주) 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높게 인정받아 최대한 많은 매각 대금을 쥐는 게 목표다. 금호고속과금호산업의 재무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금호산업 안팎에선 “산은의 주도로 금호산업이 구주 가치 인정을 제대로 못받을 경우 향후 주주들로부터 배임으로 고소를 당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반면 산은은 인수자가 향후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할 신주(유상증자 등)에 더 많은 대금을 치르기를 원한다. 채권 회수 가능성 등을 높일 수 있어서다.
금호그룹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 등 금호 입장에서 현재는 목소리를 내기 힘든 상황이지만 인수 후보자가 구주와 신주 투입 비중을 정하는 단계가 되면 금호와 산은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badhoney@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