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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슈 한반도 덮친 미세먼지

켈리 “오염물질 적은 길 ‘앱’으로 안내”…박원순 “미세먼지 원인 정교하게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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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런던서 ‘대기정책 자문’ 켈리 교수 만나 개선 대책 논의

런던시, ‘초저배출구역’ 시행 “정보 제공 후 시민 선택 유도”

서울시, 측정기 더 많이 설치 “정보 바탕 중국과 해법 모색”

경향신문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3일(현지시간) 킹스칼리지런던에서 프랭크 켈리 교수와 만나 대기질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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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3일(현지시간) 프랭크 켈리 킹스칼리지런던 교수와 만나 ‘공해차량 운행제한’ 등 대기질 개선 대책을 논의했다. 오는 7월 한양도성 안 ‘녹색교통지역’에서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상시 운행제한을 앞둔 서울시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차량 배출가스 규제를 하고 있는 런던의 정책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묻기 위한 자리다.

박 시장은 대기오염 물질의 발생 원인과 배출량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인벤토리’ 구축을 강조했다. 오염물질 감소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어야 시민들도 적극 참여한다는 것이다. 런던은 현재 120개 모니터링 지점을 통해 20m×20m 수준까지 공기 오염 상황을 파악한다. 박 시장은 “(서울은) 반성할 부분이 있는데 객관적이고 엄격한 평가가 부족하다”며 “중국 영향을 이야기하는데 훨씬 정교하게 (추적)할 수 있어야 중국의 협조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 오염원을 알 수 있는 측정장치를 조밀하게 설치해 빅데이터로 분석하면 배출원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미세먼지 연구소도 만들고 발생지 파악까지 하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라고 했다.

켈리 교수는 런던시가 최근 도입한 애플리케이션 ‘시티 에어’를 소개했다. 이는 구글맵처럼 오염물질 발생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오염이 적은 구간으로 길을 안내해주는 것이다. 가령 다른 경로는 10~20분 정도 시간이 더 걸리지만 노출은 15~50% 줄일 수 있다고 알려준다. 켈리 교수는 “대중이 정보를 확보한 다음에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며 “런던시는 버스정류장 안내판에도 대기오염 정보를 내보내고, 트위터로 공회전하지 말라는 경고도 한다”고 말했다.

켈리 교수는 오염물질 발생 원인이 외부에도 있는 동아시아의 경우 “대기오염 책임 소재에 3가지 레벨이 있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국가 간의 협력이 필요하며, 다음으로는 시 정부가 시민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구축해야 한다. 마지막은 개개인 모두 대기오염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 스스로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런던은 지난달부터 노후차량이 진입하면 혼잡통행료에 더해 배출가스 과징금까지 부과하는 ‘초저배출구역’(ULEZ) 정책을 시행 중이다. 유럽에서 처음으로, 사실상 경유차 퇴출 정책이다. 켈리 교수는 “모든 경유차를 전기차로 바꿨을 때 상당한 대기질 개선을 볼 수 있다”며 “ULEZ의 목표는 승용차 운행을 제한하는 것으로, 서울시도 오염물질을 줄이는 궁극적인 방법은 노후차량을 새 차량으로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차량 수 자체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켈리 교수는 ULEZ 정책을 반대하는 시민 비율이 10%에 그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그간의 연구를 통해 태어나지도 않은 배 속 태아가 공기 오염에 영향을 받거나 학교에 간 아이들의 폐가 오염에 노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런던 시민들은 공기오염 문제를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지난 2일 사디크 칸 런던시장과도 만나 대기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도시가 협력하기로 했다. 앞서 박 시장과 칸 시장,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2017년 3월 대도시협력체인 ‘C40 기후리더십그룹’ 주관으로 파리시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자동차 배출가스에 국제 표준등급을 매겨 공개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런던(영국) | 이명희 기자 mins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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