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매체 "추가 양보 얻기 위한 수단" 일축 관세부과 강행시 美경제 타격 더 걱정해야 하늘 무너져도 불리한 양보 없다, 강경 입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 관세 부과를 언급하며 대중 압박을 강화한 데 대해 중국 관영 매체는 대응 전략이 수립돼 있다고 맞받았다.
굴복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내부 동요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7일 중국 관영 경제일보는 산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 '타오란비지(陶然筆記)'를 통해 "협상에 또다시 파란이 일었지만 중국의 태도는 여전하다"는 평론을 발표했다.
미국 측이 오는 10일부터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높이겠다고 위협한 것은 추가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 봤다.
평론은 "2~3일 전 미·중 양국이 역사적 합의에 근접했다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며 "협상 테이블을 뒤집어 (중국으로부터) 뭔가를 더 얻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늘리겠다는 위협은 이미 수차례 반복됐던 일"이라며 "중국의 입장과 태도는 명확하며 미국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대응했다.
평론은 "중국은 각종 상황에 대해 준비가 돼 있다"며 "지난 1년여간의 경험으로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충격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게 증명됐다"고 강조했다.
무역전쟁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중국은 지난 1분기 6.4%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성적을 거뒀다는 것이다.
또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오히려 자국 경제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평론은 "미국은 (이번 사태가) 스스로에게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 생각할 때"라며 "무역전쟁에 승자는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 내 150여개 자유무역 지지 단체의 연합체인 THH는 성명을 통해 "관세를 더 올리면 미국 농민과 기업,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단기간 내에 1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금융시장도 요동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론은 "중국은 국가의 핵심 이익과 인민의 근본적인 권익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미국의 압박에도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할 일만 제대로 하면 미국이 어떤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그 영향을 통제할 수 있다"며 "우리에게 불리한 일은 하늘이 무너진다 해도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관영 매체를 통해 강경한 입장을 드러낸 것은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 소식통은 "지금까지 드러난 협상 내용만 해도 중국의 굴욕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마당에 추가로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물밑 교섭이 이뤄지는 동안에도 표면적으로는 강경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베이징=이재호 특파원 qingqi@ajunews.com
이재호 qingq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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