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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삼바 공장바닥 뜯고 증거 숨겨… 검찰 압수수색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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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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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자료를 공장 바닥에 묻었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삼성이 조직적으로 은폐했던 증거들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검찰 수사의 본류인 분식회계 수사에 상당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7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 공장을 압수수색하고 과거 삼성바이오가 사용했던 공용서버와 노트북 등 분식회계 관련 자료를 무더기로 발견했다. 검찰은 최근 신병을 확보한 보안담당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공장 마루 바닥을 뜯어 자료를 묻은 뒤 다시 덮는 공사를 하는 방식으로 증거를 숨겼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뒤 실제 공장 바닥 밑에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에 이어 삼성바이오에서도 조직적 증거인멸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수사는 삼성그룹을 직접 향하게 됐다. 앞서 삼성에피스직원집에서 회사공용서버를 발견한 검찰은 그룹 차원의 일괄적 지시 없이는 조직적 증거인멸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와 에피스가 직원들의 노트북이나 휴대전화를 일일이 확인해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된 회계자료나 내부보고서 등을 검사하고 삭제하는 작업은 미래전략실의 뒤를 잇는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가 진두지휘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이 숨겨놓은 결정적 증거를 검찰이 잇따라 발견함에 따라 분식회계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돕기 위해 콜옵션 공시를 고의로 누락하고 분식회계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회계상 부채로 잡히는 콜옵션을 공개하면 삼성바이오의 재무상태가 나빠지는데 그럴 경우 경영권 승계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어 콜옵션을 고의로 숨겼다는 의혹이다.

삼성 측 관계자들은 당초 수사에 소극적이었으나 임원급 직원이 구속되고 증거인멸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관련 사실을 털어놓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압수수색 역시 검찰이 장소를 특정해 법원에서 발부받은 영장으로 집행됐다.

한편 검찰은 삼성바이오 서버 은닉 등 증거인멸에 관여한 직원 A씨를 지난 5일 긴급체포한 뒤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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