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과 남중국해 엄연히 달라...폼페이오, 美中관계 악화시켜"
7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 인터넷판인 환구망(環球網)은 '폼페이오, 북극서 남중국해 언급하는 것은 부끄러운 행위'라는 사평을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극해를 남중국해로 비유했는데, 이는 극단화된 지정학에 현혹된 모습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그의 발언은 시대를 역행한다고도 비난했다.
앞서 지난 6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핀란드 로바니에미에서 열린 제17차 북극이사회 각료회의 연설에서 "지금 북극은 각 세력이 다투는 지역이 됐다"며 "앞으로 북극 논의에서 중국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다른 지역에서 보여준 공격적인 행동 방식은 우리가 어떻게 북극 문제를 다뤄야 하는지 알려준다"면서 "북극해가 '제2의 남중국해'로 전락되기를 바라는가"라고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는 중국이 지난해 6월 북극 백서를 내놓고 자국을 '북극 인접국'이라 부르며 북극에 경제·군사적으로 활발히 개입하고 있는 것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북극 이사회는 북극을 에워싼 미국·러시아·캐나다·핀란드·노르웨이·덴마크·아이슬란드·스웨덴 등 8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은 인도·한국·싱가포르·이탈리아·일본 등과 함께 의결권이 없는 옵서버 국가다. 이에 사실상 북극이사회 소속 8개국이 배타적으로 북극권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
사평은 우선 폼페이오 장관이 북극을 남중국해와 비유한 것에 대해 "그는 매우 부끄러운 발언을 했다"면서 "북극과 남중국해는 엄연히 다른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남중국해까지의 거리와 중국에서 북극까지의 거리를 비교해보면 전자가 훨씬 멀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주인 행세'를 하고 싶어 하며 제멋대로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 주변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했다고 사평은 지적했다. 미국이야말로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을 깨트리는 파괴자라고 반박했다.
사평은 폼페이오 장관이 '중국의 코털'을 건드리며 중국과 관련이 있는 무대에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근 폼페이오 장관이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중국 위협론'을 거론한 것에 대해 "이들 국가와 중국과의 관계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뻔한 속셈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평은 폼페이오 장관의 행동을 강력하게 비난하며 그가 미·중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미·중 관계를 호전시킬 가능성은 없다며 앞으로 혼란한 미·중관계를 어떻게 대처할지가 남은 과제라고 밝혔다.
美 폼페이오, 북극회의서 中·러시아에 견제구 (로바니에미[핀란드] A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핀란드 로바니에미에서 열린 제17차 북극이사회 각료회의에 참석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극은 힘과 경쟁의 지역이 됐다. 8개의 북극 국가들은 새로운 미래를 선택해야 한다"며 북극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공격적인 행동'을 견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leekm@yna.co.kr/2019-05-07 08:47:41/ <저작권자 ⓒ 1980-201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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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과 북극을 놓고 견제하는 이유는 북극이 지구온난화로 예상보다 빠르게 녹으면서 경제적 가치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사평이 전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북극에는 현재 세계에서 개발되지 않은 원유 13%, 가스 30%가량이 매장돼 있고 우라늄, 금, 다이아몬드 등 천연자원이 많다. 미국이 이를 독차지 하기 위해서 중국에 대한 압력을 더욱 노골화했다는 주장이다.
사평은 북극 인접국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서는 입장을 보였다. 중국은 북극권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줄곧 북극과 관련해서는 적극 개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극의 기후, 환경 변화는 이제 전 세계가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라면서 앞으로 북극 개발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9~10일 예정대로 워싱턴DC에서 중국과의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경고와 함께 대중 관세 인상을 거듭 압박하면서 당초 10일로 예상됐던 조기 타결 여부는 불투명해진 상태다.
최예지 기자 ruiz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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