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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北·이란·베네수엘라 다루는 트럼프식 외교 '위태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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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다발적 상황 악화…"우선순위 재정립 필요"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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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집권 3년차를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북한·중국·이란·베네수엘라 등 곳곳에서 삐걱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과는 비핵화 협상, 중국과는 무역협상을 벌이는 동시에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향해선 경제제재를 통해 압박을 가하며 '태도 변화'를 요구해왔으나, 이 같은 동시다발적 외교가 결국엔 '동시다발적 상황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각국으로부터의 도전으로 고비를 맞고 있다"면서 특히 "베네수엘라와 이란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력'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네수엘라·이란, 트럼프 '인내력' 시험대"

더힐에 따르면 미 정부는 지난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을 위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주도 군사 봉기가 실패로 끝나자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이날 열린 마르타 루시아 라미레즈 콜롬비아 부통령과의 회담 뒤 공동성명에서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있는 과이도 의장을 "민주적으로 선출된 의회와 세계 54개국이 인정한 합법적 지도자"라고 부르며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거듭 요구했다.

그러나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가 과이도를 합법적 지도자로 인정한 건 옳았으나, 마두로에 대항할 국제적 연대를 꾸리는 데는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현재로선 미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택하더라도 다른 나라들의 지지를 얻기가 힘들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이란과 미국 간의 긴장도 계속 고조되고 있는 모습.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5일 이란으로부터의 '믿을 만한 위협'(credible threat)을 이유로 항공모함 전단의 중동 파견을 발표한 데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유럽 순방 일정을 중단하고 미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로 날아갔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의 제이슨 리자이언 기자는 이날 기명 칼럼에서 볼턴 보좌관이 그간 이란의 '레짐 체인지'(정권교체)를 주장해왔다는 점 등을 들어 "미국의 '최대 압박' 정책으로 이란과의 긴장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군함까지 파견하면 오판 가능성만 키울 뿐"이라고 우려했다.

◇"北·中 등으로 외교정책 우선순위 재정립 필요"

이처럼 외교적 난제들이 잇따르자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정책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매닝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는 이란보다는 중국과 북한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인 5일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선언, 시장에 충격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시험 뒤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비핵화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등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으나, 미국 내에선 이 같은 대북접근법 자체에 대한 비판이 재차 확산되고 있다.

매닝 연구원은 "외교는 큰 합의 뒤에 세부사항을 조율하는 부동산 거래처럼 작동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관들에게 더 많은 역할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많은 참모들을 해고하는 바람에 그가 잘못한 점을 얘기해줄 사람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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