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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한진 총수, 누가 돼도 경영권 방어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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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남매의 난’ 현실로? 재계, 오너家 지분합의 불발 분석
공정위 직권으로 총수 지정해도 총수 지분만으론 경영권 못지켜
1800억 상속세 재원마련도 난항


한진그룹이 차기 총수를 지정하지 못한 이유는 오너 일가가 지분 등에 대한 합의를 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악의 경우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예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보다는 합의를 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이날까지 제출해야 하는 차기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한진 측은 조양호 전 회장 작고 후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에 대한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동일인 변경 신청을 못 하고 있다고 공정위에 소명했다.

이와 관련, 재계 일부에서는 수면 아래 숨겨졌던 조원태-조현아-조현민 등 고 조양호 회장의 삼남매 간 경영권 갈등이 공정위 동일인 지정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게 아니냐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 4월 24일 한진칼 이사회가 조원태 회장 선임을 전격 발표했지만,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동생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과 공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사회가 회장 선임을 대외적으로 발표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공정위는 한진그룹에 15일까지 자료를 제출하도록 독려, 제출이 늦어질 경우 직권으로 동일인 지정 여부를 검토해 그 결과를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총수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는 동일인 지정시 보유 지분율 외에 경영활동 및 임원 선임 등에 있어 영향력 등을 함께 고려한다.

그러나 한진가 내부에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총수가 지정될 경우, 기존 총수일가의 경영권 방어는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조 회장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선 누나와 동생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고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17.84%(보통주 기준)이다. 조원태 회장 지분은 2.34% 뿐이다.

이에 비해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의 한진칼 지분율은 14.98%에 달한다. 조 회장이 한진칼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선 선친 지분 만으론 부족할 수 있다. 누나 조현아 전 부사장(2.31%)과 동생 조현민 전 부사장(2.30%)이 우호세력으로 힘을 보탠다면 보다 경영권은 보다 견고해진다.

18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상속세 재원 마련 역시 누나와 동생과 함께 의논해야 하는 사안이다. 고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KCGI 등과의 경영권 분쟁 이슈 탓에 한진칼 주가가 급등하면서 상속세 규모도 크게 늘었다. 여기에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주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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