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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TF현장] 김관영, 당 수습 위해 원내대표직 사퇴 "책임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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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으로 인한 당 내분을 책임지고 사퇴할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분란이 가라앉았지만 추가적인 갈등이 불거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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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패스트트랙 개혁이라는 건 '개인 의견'…각자 생각 따로"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오랜만에 바른미래당이 '바미스럽다'는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고, 그동안의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당 내에 가졌던 많은 갈등을 치유하고 회복해서 단합한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어서 기쁘고 행복하다."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마치 고별사를 하듯 차분하되 기쁜 목소리로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김 원내대표 홀로 말했던 바른미래당 의총 결과 브리핑 자리와는 다르게 이날은 21명의 소속 의원들과 손학규 대표가 함께 자리에 앉아 김 원내대표의 발표를 경청했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 결과는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여러 의원들께 드린 마음의 상처와 당의 어려움들을 모두 책임지고 다음 주 수요일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만 임기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5명의 의원이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그동안 바른미래당이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개혁 안건을 통과시켰고 이제는 새로운 모습, 새로운 마음으로 원내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는 진심 어린 말씀을 해주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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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바른미래당은 소속 의원 21명과 손학규 대표가 함께한 의원총회에서 김 원내대표 사퇴와 한국당, 민주당, 민주평화당과 연대 불가를 골자로 하는 결의문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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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내대표는 "오늘 제가 기쁘게 생각하는 건 소속 의원 전체가 그동안 서로에게 가졌던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고 오늘 새로운 결의를 한 자리라는 것"이라며 결의문을 낭독했다.

결의문엔 '소속 의원 전체는 선거제도 및 패스트트랙에 따른 당내 갈등을 오늘로 마무리하고 향후 당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내용을 포함해 한국당·민주평화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반대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 원내대표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자유한국당·민주평화당과의 어떤 형태로의 통합이나 선거 연대를 추진하지 않고 바른미래당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출마할 것이다. 창당 정신에 입각해서 향후 당 화합, 자강, 개혁의 길에 매진할 것을 온 국민 앞에 약속드린다. 이에 바른미래당 의원 전원이 같이 동의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브리핑을 마쳤다.

이날 의원 총회 결과로 바른미래당은 바른정당계·안철수계 의원들과 지도부 간 갈등을 정리하는 듯 했으나 아직까지 내홍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벌어진 사·보임 문제의 해결을 비롯해 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공수처법·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의원들의 생각은 엇갈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승민 전 대표는 의총장을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을 '개혁'이라고 한 표현은 결의문에 나와있지 않다. 그건 김관영 원내대표 개인 의견"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패스트트랙은 오늘 원내대표 사퇴로 결단을 내리신 거고, 자체의 내용이나 그 과정에 대한 여러 각자 생각들은 그대로 남아있다고 보면 된다. 그게 (패스트트랙) 개혁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 결의문을 다시 한 번 확인해달라"고 강조했다.

당내 갈등을 증폭시킨 원인 중 하나인 '사·보임'과 관련해선 "그 문제는 원내대표가 결정해야 될 문제라 생각한다"며 "분명히 사·보임이 잘못됐다는 의견이 많았고, 그래서 그 문제는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논의될 것이다. 저는 원내대표가 되실 분이라면 그런 문제에 입장이 분명히 서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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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남에서 '패스트트랙이 개혁이라는 건 김 원내대표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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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역할을 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 유 전 대표는 "저는 작년 6월 지방선거 끝나고 당 대표를 사퇴한 사람이고 그때부터 백의종군해왔다. 지난 2월 연찬회에서는 당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개인적인 의견을 이야기했을 뿐이다. 뭘 맡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간 유 전 대표를 둘러싸고 제기된 '보수 대통합'에 대한 질문에 그는 "제가 보수 통합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오늘 결론은 한국당이든 민주평화당이든 합당이나 연대가 없다는 거고, 바른미래당 이름으로 내년 총선에서 출마하겠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유 전 대표는 되려 "더 중요한 건 오늘 그동안 우리 당에서 아주 공개적으로, 노골적으로 민주평화당과의 합당 내지 연대에 대해서 말씀해 온 분들이 계신다"며 "그런 만남이 있었던 게 확인되고 또 우리 당 대표도 최근에 부인하고 계시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애매한 말을 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중요한 결론이 있다면 민주평화당과의 합당·연대 가능성이 오늘로서는 완전히 끝났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당내 내홍이 완전히 봉합된 것으로 보긴 이르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분당 가능성은 결의문을 통해 일단락됐지만 앞으로 패스트트랙 논의 등에서 또다시 이견이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날 손 대표의 사퇴 요구는 따로 제기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새로운 원내대표 선출이 내주 수요일 오후로 내정된 가운데 손학규 당 대표 측과 바른정당계-안철수계의 세력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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