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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핵합의 일부 중단' 이란, 유럽과 '60일 최후협상'에 일단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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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IRNA통신]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의 일방적인 핵합의(JCPOA) 탈퇴 1년 만에 이란 정부가 핵합의에서 정한 핵프로그램 제한 의무의 일부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유럽과 마지막 협상에 일단 방점을 찍었다.

이란 안보정책을 결정하는 최고국가안보회의가 8일 낸 성명을 보면 미국의 핵합의 탈퇴를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미국이 떠난 핵합의에 남은 나머지 국가(영·프·독·중·러)에는 약속을 이행할 60일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이란과 금융 거래, 원유 분야에서 그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우라늄 농축 제한(농도와 양)과 아라크 중수로 설계변경을 지키지 않겠다"라며 "상대가 약속을 안 지키면 우리도 약속을 단계적으로 이행하지 않겠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요구가 관철된다면 언제든지 중단했던 핵합의 이행을 재개할 것이다"라며 "이란은 이들 정부와 모든 단계에서 기꺼이 협상할 수 있으니 이제 그들이 우리에게 선의를 실질적으로 보여야 할 차례다"라고 촉구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와 관련해 "지금은 열린 외교의 창문이 앞으로 오랫동안 계속 열리진 않을 것이다"라며 유럽에 외교적 해법을 주문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핵합의가 끝난 게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우리가 향하는 길은 전쟁이 아니라 외교로, 앞으로 60일간 우리의 친구들(유럽)과 협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리아(RIA)통신은 러시아를 방문 중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장관이 "핵합의 이행 일부 중단은 핵합의에 어긋나지 않으며 상대방(유럽)의 대응에 따라 가역적이다. 앞으로 60일간 외교의 창이 열렸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유럽 서명국은 말은 근사하게 하면서 실제로는 아무 일도 안한다"라며 "그들이 약속을 지키면 핵합의는 생존할 것이다"라고 압박했다.

이란 측의 이런 언급을 종합하면 이란이 앞으로 60일이 '데드라인'이라고 최후통첩했지만 일단은 유럽과 협상에 주력하겠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정부는 이날부터 60일간 핵합의에서 정한 3.67% 농도의 농축 우라늄과 중수를 외국으로 실어 내지 않고 보유 한도(각각 300㎏, 130t)를 넘겨 국내에 저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란 정부는 상대방이 핵합의를 어기고 대이란 제재를 재개하면 이란 역시 이에 상응해 핵합의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을 이번 결정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들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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