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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미국의 처음을 알고 싶다면, 이 도시를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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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구석구석 도보 여행

독립혁명사 만나는 4㎞ 트레일

도서관만 76개 하버드대 답사

전설 많은 레드삭스 야구장까지

중앙일보

보스턴 푸르덴셜센터 50층 전망대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앞쪽에 흐르는 강이 찰스 강이다. 강 건너편으로 매사추세츠공대(MIT) 건물들이 펼쳐져 있다. 강현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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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는 에세이집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에서 미국 보스턴을 달리기에 가장 이상적인 도시라고 극찬했다. 마라톤으로 유명한 보스턴은 사실 걷기도 좋은 도시다. 하루키가 달렸던 찰스강변을 산책해도 좋지만, 이 도시에서는 미국인의 자부심 서린 현장을 둘러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미국 독립의 역사를 두 눈으로 볼 수 있고,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야구장과 전 세계가 우러르는 대학도 방문할 수 있다.

독립을 향한 여정, 프리덤 트레일
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은 미국 독립사를 두발로 느끼는 길이다. 도심 4㎞를 걸으며 역사 현장 16곳을 마주한다. 출발점인 보스턴 코먼공원에서 바닥의 빨간 벽돌 라인을 따라 걷는다. 그룹 투어에 참가했더니 가이드가 18세기 영국과 미국의 투쟁을 실감 나게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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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도심에 4km 이어진 프리덤 트레일. 미국 독립의 흔적이 서린 길이다. 강현효 기자


황금색 돔을 뽐내는 주 의사당을 지나면, 독립전쟁 당시 화약창고로 쓰였던 파크 스트리트(Park street) 교회가 나온다. 도심 한가운데 그래너리(Granary) 묘지에는 존 핸콕·새뮤얼 애덤스·폴 리비아 등 미국 독립 영웅들이 잠들어 있다. 한 해 100만 명 넘는 관광객이 모여드는 관광 명소다. 고급 호텔과 빌딩이 공동묘지와 공존하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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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색 돔 매사추세츠주 의사당 앞에서 가이드가 미국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강현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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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5분을 더 걸으면 ‘올드 스테이트 하우스(Old state house)’가 나온다.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던 곳이다. 그 건물 앞은 ‘보스턴 학살’이 일어났던 현장이다. 1770년 영국 군대와 충돌로 민간인 5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는 미국 독립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투어 가이드의 목소리가 여기서 더 높아졌다.

곧이어 나타난 퍼네일 홀(Faneuil Hall)은 무역상 퍼네일이 1742년 기증한 3층 벽돌 건물이다. 새뮤얼 애덤스 등이 독립의 필요성을 역설한 장소다. 트레일은 폴 리비아의 집, 콥스힐(Copp's hill) 묘지를 거쳐 ‘벙커힐(Bunker hill) 기념탑’에서 끝난다. 벙커힐 전투가 바로 1775년 독립전쟁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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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프리덤 트레일'서 만나는 올드 스테이트 하우스. 독립선언서가 울려퍼진 곳이다. 강현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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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갈 수 있는 하버드대
보스턴은 하버드·MIT 등 유명 대학이 많은 교육도시다. 한국 학생의 안내로 하버드대 교내를 둘러봤다. 존 하버드 동상부터 찾았다. 미국에서 뉴욕 자유의 여신상, 워싱턴 링컨 동상 다음으로 사진이 많이 찍히는 동상이란다. 동상 발을 만지면 후손이 하버드대에 갈 수 있다는 속설에 너도나도 발을 잡고 사진을 찍는다. 사실 존 하버드는 대학 설립자가 아니라 기부자였다. 동상 얼굴도 실제 하버드와 다르다. 동상 제작 당시 하버드의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단다. 교수나 학생 얼굴로 추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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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교정에 있는 존 하버드 동상. 강현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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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에는 도서관이 76개나 있는데 ‘와이드너(Widener) 도서관’의 사연이 흥미롭다. 1912년 타이태닉호 침몰 때 숨진 졸업생 엘킨스 와이드너의 어머니 기부금으로 지은 건물이다. 기부 조건으로 졸업 시험에 수영 과목이 포함됐다. 안내를 맡은 학생은 “70년대 들어 장애인 차별 문제로 수영 시험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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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팀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인 펜웨이파크에는 빨간색 의자가 딱 하나 있다. 1946년 테드 윌리엄스의 대형 홈런을 기념하는 자리다. 강현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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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팀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인 펜웨이파크(Fenway park)를 찾았다. 좌측 외야의 초록색 벽 ‘그린 몬스터’가 눈에 띄었다. 담장 높이가 11m여서 웬만한 홈런성 타구도 안타에 머물고 만다. 우측 외야석의 녹색 의자 사이에 빨간 의자가 딱 하나 있다. 1946년 테드 윌리엄스가 때린 대형 홈런을 기리고자 이 의자만 빨간색으로 바꿨다. 레드삭스 팬이 가장 선호하는 좌석이다.

여행정보
대한항공이 4월 12일 보스턴 주 5회 취항을 시작했다. 약 14시간 소요. 보스턴 푸르덴셜센터 50층 전망대에 오르면 고급 주택가 비컨 힐(Beacon hill)은 물론이고, 펜웨이파크·MIT 등 보스턴의 랜드 마크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리 모양의 수륙양용차를 타고 시내를 둘러보는 ‘덕(Duck) 투어’도 있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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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에서는 수륙양용차를 타고 즐기는 '덕 투어'가 인기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도 지원된다. 강현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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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을 바라보는 보스턴은 해산물 풍부한 도시다. 랍스터 요리를 많이 먹는다. 강현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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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미국)=강현효 기자 kangh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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