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USTR, 2000억달러 中수입품 관세율 10%→25% 공식화
WSJ “美방문 中대표단에 압박 가중”
트럼프 “더는 中에 돈 뜯기지 않아…관세로 美금고 채울 것”
中상무부 “美 관세 인상시엔 대응조치 취해야” 보복 예고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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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이 2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관보 사이트에 게재했다. 미중 무역협상 결렬 가능성을 한층 높인 것이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전쟁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대폭 커졌다.
단순 행정절차지만 류허 중국 부총리가 최종 담판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시점에 발맞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협상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관세율을 올리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며 보복을 예고했다.
◇美, 2000억달러 中수입품 관세율 10%→25% 공식화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관보 사이트에 2000억달러(약 234조원) 상당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오는 10일부터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공지했다. 무역대표부는 “중국은 종전 협상에서 합의한 구체적 약속으로부터 후퇴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관세율 인상을 강행한다고 설명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미국 측이 협상 여지를 남겨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대중 관세폭탄을 예고하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을 재확인했지만, 관보 게시 절차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관세율 인상은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통해 가능하지만 그전에 관보 게시 등 필수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류 부총리가 예정대로 미국을 방문하는데다, 앞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이 태도를 바꾸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날 관보 게시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극적 타결 가능성을 한층 낮췄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특히 류 부총리가 미국에 도착하는 “9일 이 문서(관세율 인상 공지)가 발행될 것”이라며 대중 압박 수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다시 말하면 류 부총리가 최종 협상에서 어떤 결과를 내놓든 관세율을 올리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과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관세인상 위협을 공식화한 것”이라며 “워싱턴DC에 도착할 중국 대표단에 대한 압박을 가중시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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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더는 中에 돈 뜯기지 않아…관세 올려 美금고 채울 것”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 측에 더는 돈을 뜯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대중 압박을 거들었다. 그는 트위터에 “중국이 (이전) 무역협상에서 후퇴하고 재협상을 시도한 이유는 조 바이든이나 매우 약한 민주당원 중 한 명과 협상해 앞으로 수년간 미국(연간 5000억달러)으로부터 계속 돈을 뜯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진심 어린 희망 때문이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중국이 협상을 타결시키기 위해 지금 미국으로 오고 있다고 막 알려왔다. 우리는 (상황을) 지켜보겠지만, 나는 관세율 인상을 통해 미국 금고를 채우는 것에 매우 행복하다. (관세 부과는) 미국에겐 훌륭한 일이지만 중국에겐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中상무부 “美 관세 인상시엔 대응조치” 보복 예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이후 몇 시간 뒤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내고 미국이 관세를 인상하면 “필요한 대응조치(countermeasures)를 취해야만 할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또 “무역 갈등을 격화시키는 것은 양국(미중) 국민은 물론 전 세계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 중국은 그런(관세인상) 움직임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원론적으로 대응했다.
이런 상황에서 류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 대표단은 9~10일 워싱턴DC에서 미국 측과 최종 협상에 돌입한다.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왼쪽부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류허 중국 부총리,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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