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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원유 다음은 광물… 미국, 이란에 추가 제재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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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이란이 미국 등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 이사국 및 독일과 체결한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의무 사항의 일부 이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자 미국이 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을 통해 원유 다음으로 이란의 외화 수입 비중이 큰 철강과 알루미늄, 구리, 철 수출을 차단하는 조처를 했다. 미국은 이란산 광물을 수입하는 국가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할 계획이다. 이란의 광물 수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55억 달러(약 6조 4636억 원)가량이고, 이는 이란 전체 수출의 1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과 워싱턴 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미국은 최근 한국 등 8개국에 이란산 원유 수입 예외 조치를 중단함으로써 이란의 핵심 외화 수입원인 원유 수출 봉쇄에 나섰다. 트럼프 정부는 꼭 1년 전인 지난해 5월 8일 이란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한 뒤 이란에 대한 경제·외교적 압박을 가중하면서 이란의 핵 개발을 완전히 차단하는 방안을 논의할 새로운 협상 테이블에 나오라고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테헤란은 근본적으로 행동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추가 조치를 기대할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산 철강과 그 외 금속 제품을 항구로 들이는 국가도 더는 용인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미국이 이란산 철강, 알루미늄 등을 거래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시장에서 이미 제재를 가해왔기 때문에 이번 신규 제재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은 (핵 합의에서 정한 범위를 넘는) 농축 우라늄의 초과분과 중수를 외부로 반출하지 않고 저장하겠다”며 핵 합의 의무 이행을 일부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영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 생각에는 일부러 애매모호하게 한 것 같다”면서 “이란이 실제 어떤 행동을 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유럽 순방 일정을 축소하고, 서둘러 귀국 길에 올랐다. 독일은 이날 이란에 JCPOA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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