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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오는 10일 미국이 예고한대로 2000억달러(약 234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올릴 경우 중국이 꺼낼 수 있는 대응 카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중국은 과거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됐을 당시 처럼 똑같은 규모, 세율의 보복 관세로 미국에 맞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밍(白明) 중국 상무부 국제시장연구소 부주임은 9일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가장 직접적인 대응책은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중국은 아직 관세를 인상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7월과 8월 각각 340억달러, 16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같은 시기에 동일한 규모와 관세율을 적용하는 보복관세로 대응했다. 미국이 지난해 9월 추가적으로 2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10%를 부과하자 중국은 이에 맞대응해 600억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에 5~10%의 차등 관세를 매기며 보복했다.
중국이 미국과 똑같이 보복 관세로 대응하는 것 외에도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대한 구매를 제한하고 미국 기업에 대한 시장 개방을 중단하는 것도 꺼낼 수 있는 카드로 언급되고 있다.
왕용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중국은 미국산 제품 구매를 제한하거나 미국 기업들에 대한 시장 개방을 중단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가장 충격을 많이 받는 것은 미국의 농업, 금융, 에너지, 제조업 분야"라고 지목했다.
지난해 7월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이미 미국의 대두(콩) 생산지들은 관세 영향권 안에 들어가 있다. 미국산 대두의 작년 대중 수출은 고율 관세로 인해 무려 74%나 감소했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4월 대두 수입은 10.7% 늘어난 764만t 가량 되지만 대부분이 브라질산이고 일부 미국산은 현재 선적이 연기돼 묶여 있는 상황이다.
SCMP는 "지난해 12월 미중 정상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이후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1400만t 가량 구입 재개했지만 현재 구매 예정된 600만t 가량이 무역전쟁 확전으로 상황이 불확실해졌다"고 전했다.
중국이 미국 기업에 대한 금융시장 개방 중단을 보복카드로 꺼내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44조달러 규모의 금융시장 개방을 약속했었다. 중국이 미·중 무역협상 막바지 단계에서 금융시장 추가 개방 방침을 공개한 것이 조속히 무역협상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이라는 진단이 많았다. 내외자 기업 투자 일치 원칙에 따라 중국계 상업은행에 대한 내외자 기업의 투자 지분 상한을 철폐하고 외국계 은행들이 앞으로 중국에서 위안화 사업을 진행할 때 별도의 정부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 포함된 총 12가지 금융시장 개방조치다.
왕용 교수는 미국이 중국산 부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이를 대체할 다른 부품을 찾기 어려울 것이고 이는 곧 미국 소비자들의 고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중국이 공략할 수 있는 미국의 약점으로 꼽았다. 왕 교수는 "중국은 무역전쟁 확전에 대응할 많은 카드들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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