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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트럼프 “이란産 광물 거래 차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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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수입 비중 큰 철강 등 대상 / 항모, 수에즈운하 통과 중동 향해 / 이란 “핵합의 탈퇴도 고려” 美 압박

세계일보

이란이 미국 등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과 체결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의무 사항의 일부 이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자 미국이 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을 통해 원유 다음으로 이란의 외화 수입 비중이 큰 철강과 알루미늄, 구리, 철 수출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미국은 이란산 광물을 수입하는 국가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할 계획이다. 이란의 광물 수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55억달러(약 6조4636억원)가량이고, 이는 이란 전체 수출의 1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은 (핵 합의에서 정한 범위를 넘는) 농축 우라늄의 초과분과 중수를 외부로 반출하지 않고 저장하겠다”며 핵 합의 의무 이행을 일부 중단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반격이다.

세계일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테헤란은 근본적으로 행동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추가 조치를 기대할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산 철강과 그 외 금속 제품을 항구로 들이는 국가도 더는 용인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미국이 이란산 철강, 알루미늄 등을 거래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시장에서 이미 제재를 가해왔기 때문에 이번 신규 제재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영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 생각에는 일부러 애매모호하게 한 것 같다”면서 “이란이 실제 어떤 행동을 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유럽 순방 일정을 축소하고,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다.

이에 맞서 이란은 핵합의 탈퇴를 언급하며 미국을 압박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이날 밤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은 핵합의(JCPOA)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탈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락치 차관은 “아직 핵합의를 떠나지 않았지만 탈퇴도 고려하는 선택 중 하나”라며 “탈퇴 과정은 단계적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나라도 이란이 핵합의를 어기거나 탈퇴해도 비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이 9일 이집트의 수에즈운하를 통과했다. 지중해에 있던 이 항공모함 전단은 트럼프 행정부의 지시로 중동으로 이동 중이며, 이는 이란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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