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美 관세인상으로 휴전 종료…中, 포괄적 방식 보복 가능성(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미국이 예고대로 10일(현지시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단행하면서 지난해 12월 미·중 양국 정상이 합의했던 휴전은 사실상 종료됐다. 중국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만큼 중국이 내놓을 수 있는 보복 카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中 "보복할 것"…시기, 방법은 미공개=10일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했다고 밝히며 "중국은 이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상무부는 "우리도 부득이하게 필요한 보복 조치를 할 수 밖에 없다"며"현재 제11차 무역 고위급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미국이 중국과 함께 노력해 협력과 협상의 방법을 통해 현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상무부는 구체적으로 중국이 어떤 보복 조치를 취할지, 언제 보복 조치를 단행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내놓을 수 있는 보복 카드는 여러장 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대응이 예상된다고 입 모으고 있다.


중국의 무역 관리 출신으로 중국세계화센터(CCG) 선임연구원으로 있는 허웨이원은 이날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중국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대한 기존 관세율을 똑같은 방식으로 인상하거나 더 많은 미국산 제품에 추가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을 포함해 미국에 대응하기 위한 포괄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상바이촨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는 "중국이 만약 미국의 약탈적 행동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중국측의 완전한 굴욕으로 비춰질 수가 있다"며 "중국이 관세를 부과할 미국산 대상이 얼마 안남아 있기 때문에 대응조치는 포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율 인상·수입규모 축소·시장개방 보류 등 카드 많아=우선 중국은 과거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됐을 당시 처럼 똑같은 규모, 세율의 보복 관세로 미국에 맞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밍(白明) 중국 상무부 국제시장연구소 부주임은 "가장 직접적인 대응책은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중국은 아직 관세를 인상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7월과 8월 각각 340억달러, 16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같은 시기에 동일한 규모와 관세율을 적용하는 보복관세로 대응했다. 미국이 지난해 9월 추가적으로 2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10%를 부과하자 중국은 이에 맞대응해 600억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에 5~10%의 차등 관세를 매기며 보복했다.


중국이 미국과 똑같이 보복 관세로 대응하는 것 외에도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대한 구매를 제한하고 미국 기업에 대한 시장 개방을 중단하는 것도 꺼낼 수 있는 카드로 언급되고 있다.


왕용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중국은 미국산 제품 구매를 제한하거나 미국 기업들에 대한 시장 개방을 중단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가장 충격을 많이 받는 것은 미국의 농업, 금융, 에너지, 제조업 분야"라고 지목했다.


지난해 7월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이미 미국의 대두(콩) 생산지들은 관세 영향권 안에 들어가 있다. 미국산 대두의 작년 대중 수출은 고율 관세로 인해 무려 74%나 감소했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4월 대두 수입은 10.7% 늘어난 764만t 가량 되지만 대부분이 브라질산이고 일부 미국산은 현재 선적이 연기돼 묶여 있는 상황이다.


SCMP는 "지난해 12월 미중 정상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이후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1400만t 가량 구입 재개했지만 현재 구매 예정된 600만t 가량이 무역전쟁 확전으로 상황이 불확실해졌다"고 전했다.


중국이 미국 기업에 대한 금융시장 개방 중단을 보복카드로 꺼내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44조달러 규모의 금융시장 개방을 약속했었다. 중국이 미·중 무역협상 막바지 단계에서 금융시장 추가 개방 방침을 공개한 것이 조속히 무역협상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이라는 진단이 많았다. 내외자 기업 투자 일치 원칙에 따라 중국계 상업은행에 대한 내외자 기업의 투자 지분 상한을 철폐하고 외국계 은행들이 앞으로 중국에서 위안화 사업을 진행할 때 별도의 정부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 포함된 총 12가지 금융시장 개방조치다.


왕용 교수는 미국이 중국산 부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이를 대체할 다른 부품을 찾기 어려울 것이고 이는 곧 미국 소비자들의 고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중국이 공략할 수 있는 미국의 약점으로 꼽았다. 왕 교수는 "중국은 무역전쟁 확전에 대응할 많은 카드들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