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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한반도 덮친 미세먼지

미세먼지 심한 봄, 천식 환자라면 ‘흡입제’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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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천식 치료에는 경구제보다는 흡입제의 효과가 훨씬 좋다.


-흡입제 처방 비율 36%, 다른 나라 비해 낮아

-천식, 조기에 제대로 치료하면 완치도 가능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천식이 있는 7살 아이를 둔 주부 오모(40)씨는 요즘 아이를 데리고 외출할 때 흡입제를 꼭 챙긴다. 꽃가루가 많은 요즘 밖에서 아이가 한 번 기침을 하기 시작하면 얼굴이 벌겋게 될 정도로 1~2분간 기침을 계속하기 때문이다. 흡입제를 쓰는 것이 다른 사람들 눈에 띄기에 처음에는 먹는 약을 사용했던 오씨였지만 주치의가 경구제보다는 흡입제의 효과가 훨씬 좋다는 말에 오씨는 흡입제로 치료제를 바꿨다.

천식은 약물을 복용하거나 안정을 취하면 빠르게 호전되는 특징이 있는 만성질환으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대부분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을 받지 못해 최적의 치료를 하고 있지 못하다. 특히 천식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흡입제 사용은 국내 사용비율이 낮아 흡입제에 대한 사용률을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5차 천식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흡입형 스테로이드제 처방 환자 비율은 36.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싱가폴 88%, 대만 55%, 인도 44%)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이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아직 흡입형 치료제보다 경구제 처방 비율이 높다”며 “흡입제가 경구형보다 치료 효과가 빠르고 우수하므로 불편하거나 어색하다고 사용하지 않는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흡입제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흡입제는 먹는 것이 아니라 들이마시는 약이다. 이는 병이 있는 부위가 기관지이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피부에 염증이나 상처가 나면 연고를 바르는 것처럼 기관지의 염증에 약을 직접 뿌려준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직접 약을 뿌려주는 만큼 경구제에 비해 효과가 빠르고 좋으며 전신적인 부작용도 적다”고 말했다.

천식 치료 흡입제에는 크게 염증조절제인 스테로이드와 기관지확장제가 있다. 스테로이드제는 주로 기관지 염증을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하므로 매일 규칙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평생 써야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꾸준한 관리를 통해 증상이 사라지면 전문의와 상의를 통해 약을 줄여나가면서 조절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제를 흡입하면 입 주변과 입 안에 약물이 남아있을 수 있다. 가글이나 양치 등으로 입안을 잘 헹구어야 구내염 같은 스테로이드에 의한 국소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

국내외 천식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가능하면 모든 천식 단계에서 흡입형 스테로이드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만약 천식 증상이 조절이 되지 않으면 스테로이드의 용량을 늘리거나 흡입 횟수를 늘려 상태를 조절할 수 있다. 흡입제의 양을 늘려도 증상이 회복되지 않거나 흡입제 사용이 어려울 경우 경구제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증상이 심해져 중증천식에 이르면 흡입제만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침이 오래간다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최 교수는 “아직까지 천식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조기에 치료하면 금방 좋아질 수 있는 천식을 방치해 만성질환으로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오랫동안 천식악화가 반복되면 약을 써도 호전되지 않는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소아의 경우 조기에 제대로 치료를 받으면 완치도 가능할 정도로 천식은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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