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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한진그룹, 조원태 총수 시대 열렸다…16년만의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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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이건희 기자]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총수 지정해 공정위 서류 제출...지분 상속 등은 해결해야할 과제]

조원태 한진칼 회장이 한진그룹 총수(동일인)에 오른다. 2003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동일인에 오른 후 16년 만의 총수 변경이다. 총수로 그룹 내에서 확고한 위치는 잡았으나 변경 과정에서 새어나온 갈등은 해결 과제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 총수 지정과 관련한 서류를 제출했다. 총수로는 조원태 회장을 지정했다. 공정위는 오는 15일 각 기업집단의 총수 현황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을 총수로 지정하는 내용의 기본 서류를 13일 오후 제출했고, 나머지 필요서류는 오는 14일 제출을 완료할 계획이다. 총수 지정을 두고 그룹 안팎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우선 총수 지정을 먼저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기업 집단 총수 지정은 지난달 12일까지 완료돼야 했다. 하지만 지난달 8일 조양호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한진그룹이 제출 서류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못했다. 공정위가 발표일 지난 9일로 늦추며 한진그룹의 서류 제출을 기다렸으나 또다시 지키지 못했다.

급기야 공정위가 “조 회장 별세 후 차기 총수 지정에 대한 내부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관련 서류를 내지 못했다”고 설명하면서 조원태·현아·현민 세 남매의 갈등설까지 불거졌다. 한진그룹은 기한 내 서류를 제출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다.

공정위가 정한 기한(15일) 내에 총수 지정을 하면서 갈등설은 봉합되는 모양새다. 그룹 내에서 맡고 있는 직책(한진칼 및 대한항공 대표이사)을 감안했을 때 조 회장이 차기 총수가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었다.

조 회장이 공식적으로 정부(공정위)가 지정한 총수에 오르면서 조 회장의 위상은 확고해질 전망이다. 조 회장은 다음 달 초 서울에서 열리는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연차 총회에서 의장을 맡으며 국제 항공무대에 데뷔할 예정이다. IATA 총회는 ‘항공업계 UN 총회’라 불릴 정도로 권위 있는 행사다.

조 회장이 한진그룹 총수에 올랐으나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17.84%) 상속과 총수 지정 과정에서 새어나온 오너 일가의 불협화음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당장 조 회장 지분 상속을 위해 오너 일가는 2000억원 가량의 상속세를 준비해야 한다.

지분 상속 비율도 관건이다. 현재 조 회장의 유언장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로, 유언장이 없을 경우 조 회장 지분은 배우자 이명희 일우재단 전 이사장에게 5.94%, 삼남매에게 각각 3.96%씩 상속된다.

세 남매의 한진칼 보유 지분이 각각 2.3%대로 비슷한 것을 감안하면 이 전 이사장이 그룹 지배력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셈이다. 이 전 이사장은 최근 법무법인 광장을 찾아 공정위 관련 건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KCGI가 2대 주주로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오너 일가가 우선 힘을 합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두 자매가 일방적으로 아버지의 상속 재산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이건희 기자 kunhee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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