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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중 무역전쟁 '포스트차이나' 베트남에 미치는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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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업계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이 훨씬 크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심화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물론 세계 경제가 위기에 봉착했다.

13일 저녁 중국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제품에 5~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지난 10일 2000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한 것에 대한 보복 행위다.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이 관세 힘겨루기에 나서자 세계 금융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지수와 S&P 지수는 지난 1월 3일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14일 오전 장중 한때 2060선까지 밀리는 부진을 나타내기도 했다. 중국 상하이(上海)종합지수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포스트차이나’로 불리는 베트남 시장은 어떨까.

◆베트남증시, 中 보복 관세 발표 전 연일 상승했지만···"분위기 침체, 14일 하락 출발"

먼저 중국이 보복 관세 부과 조치를 발표하기 전 베트남증시의 벤치마크인 호찌민의 VN지수는 이틀 연속 상승 마감했다. 현지 경제 매체 베트남비즈는 “시장의 움직임을 주도하는 은행 종목의 상승세가 지수 오름세에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수도 하노이 시장의 HNX지수는 오후 거래에서 급락하며 하락 마감했다.

베트남비즈는 “VN지수는 은행 종목의 도움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시장의 분위기가 침체된 상태”라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심화가 베트남 시장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날 오전 시장 상황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한국 시간 기준 오전 11시 14분 현재 베트남 주식시장은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하노이증권거래소의 HNX지수는 전일 대비 0.43포인트(0.41%) 빠진 105.18선에서 움직이고, 호찌민의 VN지수도 급락으로 장 문을 열었다.

◆현지 산업계 “베트남 제품 美 진출 기회 있지만, 무역 성장세 제한 우려가 더 크다”

베트남 현지 산업계에서도 미·중 무역갈등이 베트남 무역에 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 금속제품 및 기계 가공전문업체인 SKD베트남의 응우옌반켓(Nguyen Van Ket) 이사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힘겨루기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문제는 최근 성장세인 베트남 무역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며 “결론부터 내자면 미·중 무역전쟁은 베트남에 호재가 될 수도, 악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응우옌반켓 이사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면 일부 베트남 제품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이와 더불어 앞서 미국에 수출됐던 많은 중국 제품이 베트남으로의 수출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G2의 관세 인상은 긍정적인 효과보다 부정적인 영향이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웅우옌반켓 이사는 “가장 분명한 것은 중국의 많은 기계, 장비, 부품들이 베트남으로 대규모 수출될 것이다. 이는 베트남 현지 업체가 국내에서 중국 업체들과 경쟁을 해야 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즉 기술적, 가격 측면에서 아직 베트남 제품이 중국산 제품에 밀리고 있으므로 베트남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응우옌반케 이사는 베트남 정부의 시장 보호 조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가 똘똘 뭉쳐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동시에 정부 주요 기관들은 세금, 세관, 소비자 보호 등에 대한 책임 의식을 높이고 시장 보호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주경제


정혜인 기자 ajuchi@ajunews.com

정혜인 ajuc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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