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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호주 총리, '중국은 고객' 발언 뭇매..."미중무역전쟁 우려에 저울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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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고객, 미국은 친구"

"중국은 고객, 미국은 친구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최근 호주 공영방송 SBS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해 중국은 물론, 야당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14일 보도했다.

13일(현지시간) 모리슨 총리는 중국, 미국과의 관계와 관련해 "호주는 미국, 중국 그 어느 국가와도 편을 맺지 않았고, 편을 들 필요도 없다"며 "친구도, 고객도 모두 지지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친구는 미국, 고객은 중국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호주의 향후 발전을 이끌 매우 중요한 '고객'이기 때문에 관계 구축에 노력하겠다"면서도 "미국과의 관계는 중국과 또 매우 다르다"고 밝혔다. 중국과의 관계는 미국과 달리 친구처럼 친밀한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국가 안보·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중국계 유권자들은 비난의 화살을 모리슨 총리에게 퍼부었다. 한 중국계 유권자는 "미·중 무역전쟁이 갈수록 격화되자 호주가 겉으로 중국과의 관계 구축에 힘쓰는 것처럼 보여도 속으로는 중국과 거리를 두고 미국과 가까이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야당인 노동당의 빌 쇼튼 대표는 논란이 된 모리슨 총리의 발언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같은 날 채널 7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호주는 미국과 오랜 '친구'이지만, 중국과의 관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모리슨 총리의 '중국은 고객'이라는 발언과 관련해 쇼튼 대표는 "중국을 고객으로 여겨야 한다는 발언 자체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잘못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강국으로 부상하는 중국과의 관계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면서 친중국 발언을 쏟아냈다.
아주경제


이는 쇼튼 대표가 모리슨 총리의 부정적인 여론을 틈타 중국계 유권자들의 표심을 끌어들이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최근 18일 실시되는 호주 연방총선을 앞두고 여야 지도부간 신경전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계 유권자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여야 지도부는 중국 기업 텐센트가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을 통해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호주에는 유럽계가 다수인 선거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비유럽계는 각 정당의 후보자 선출과정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각 정당은 후보자가 유럽계인 선거구에서도 비유럽계의 주요 유권자인 화교의 지지를 얻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접전 지역일수록 화교표가 당락을 가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호주에서는 3년마다 총선을 치른다. 각 정당은 4월 23일까지 후보들을 지명할 예정이다. 새로 선출된 상원 의원의 임기는 7월 1일 시작된다.

최예지 기자 ruizhi@ajunews.com

최예지 ruiz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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