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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르노삼성 11개월만에 임단협 타결…유럽수출 가능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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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역대 최장 기간인 11개월 만에 2018년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끝내고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르노삼성은 내수 기지로 전락할 뻔한 위기에서 벗어나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중동 등지로 수출을 확대할 발판을 마련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 14일 오후 2시부터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40시간 이상의 마라톤 협상을 벌여 16일 오전 6시 20분께 임단협에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21일 총회를 열어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잠정 합의안에는 노사 간 견해차가 컸던 인사 제도와 외주·용역 전환 문제를 비롯해 성과급 추가 등이 포함됐다. 임금은 사측 요구대로 기본급을 동결하고 보상금으로 100만원을 지급하며 중식대 보조금을 3만5000원 올리기로 했다. 성과급은 임단협 타결 격려금 50만원 등 총 976만원에 생산성 격려금(PI) 50%를 지급한다. 이 가운데 300%는 이미 지급됐다.

이번 임단협 핵심 쟁점인 작업 배치 전환과 관련해 노사는 '전환 배치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단협 문구에 반영한다'는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앞서 노조는 단협의 외주 분사와 배치 전환 규정을 '노사 간 협의'에서 '합의'로 바꾸자고 요구했다. 잠정안은 노조에 합의 권한을 주지는 않았지만 노사 협의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2012년 관련 조항을 기존의 합의에서 협의로 바꾼 이후 사측이 외주화를 위해 배치 전환을 해왔다며 생존권 문제라는 주장을 폈다. 반면 사측은 노조 요구가 인사경영권 침해라며 수용할 수 없다고 반대한 바 있다.

양측은 배치 전환과 함께 이견을 보였던 외주·용역 전환과 관련해서는 '노사 일방 요구 시 분기별 1회 정기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이 밖에 노사는 주간 생산조의 점심시간을 45분에서 60분으로 연장하고 근무 강도 개선위원회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르노삼성은 이번 임단협 타결에 성공하면서 연간 20만대에 이르는 부산공장 생산물량을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해 10만대씩 만드는 일본 닛산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 위탁 생산은 올해 말로 끝나지만, 신형 크로스오버 SUV 'XM3' 수출물량 8만대(연간)를 배정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노조가 임단협 합의안을 통과한 뒤 유럽 수출 물량 배정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프랑스 르노그룹의 전략 생산기지로서 르노삼성의 중요성이 커져 유럽뿐 아니라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 지역본부 내 추가 수출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 서울 =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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