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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SK그룹, 베트남 최대 민영기업과 ‘맞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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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그룹에 10억달러 투자… 지분 6.1% 확보 / 2018년 9월 마산그룹 투자 이어 / 1·2위 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 / 신사업 투자·M&A 등 공동 추진 / ICT와 연계 다양한 사업 모색

세계일보

박원철 SK동남아투자법인 대표(오른쪽 두번째)와 응웬 비엣 꽝 빈그룹 부회장 겸 CEO(다섯번째)가 16일 베트남 하노이 빈그룹 본사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SK 제공


SK그룹이 베트남 최대 민영기업 ‘빈그룹’(Vingroup)에 10억달러(약 1조1800억원)을 투자한다. 이로써 베트남 민영 1, 2위 기업과 모두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게 됐다.

SK그룹은 동남아 신흥국이 석유·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한 데다 적극적인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ICT(정보통신기술)와 연계한 4차 산업을 육성하고 있어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을 ‘동남아 진출기지’로 낙점한 것이다.

SK그룹은 1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빈그룹 지주회사 지분 약 6.1%를 10억달러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휴를 바탕으로 양사는 베트남 시장에서 신규사업 투자와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 전략적 인수합병(M&A) 등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빈그룹은 베트남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23%를 차지하는 압도적 1위 기업이다. 기업 규모, 성장 이력 등이 삼성과 비슷해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린다. 부동산 개발과 유통, 호텔·리조트 사업으로 시작해 스마트폰과 완성차 등 제조업으로 진출했고, 최근 10년간 총자산 규모는 14배 증가했다. 빈그룹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1조8230억동(약 1조1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최근 3년간 매출 증가율은 연평균 45.5%에 이른다.

세계일보

이번 투자는 SK그룹의 경영화두인 ‘근본적 변화’(딥 체인지)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SK그룹은 베트남에 진출했다 실패한 SK텔레콤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국내 사업의 수평적 확장이나 투자 대상 기업의 경영권 확보 같은 시도는 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SK그룹의 해외 시장 진출은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 체결’이 핵심이다. 이후 공동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거나 시너지를 강화하고, 사회적 가치를 추진하는 형태다.

이런 투자 사례는 SK그룹이 지난해 9월 마산그룹(Masangroup) 지분을 5000여억원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마산그룹에 이어 빈그룹 지분을 인수한 SK는 ICT를 접목한 인프라 구축과 민영화에 맞춘 협력사업 모델 개발 등 폭넓은 논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빈그룹 투자는 작년 5월 협의를 시작한 지 1년여 만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2017년 11월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첫 면담을 시작으로, 작년 11월 두 번째 면담에서 국영기업 민영화와 환경 문제 등을 논의하는 등 공을 들였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이항수 PR팀장(부사장)은 “이번 계약은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최고 역량의 파트너와 함께 장기적인 발전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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