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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모두 무죄' 홀가분해진 이재명… 한국당 '친문무죄, 반문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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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서 직권남용·선거법위반 등 모두 무죄… 차기 대권주자로 다시 힘 받나 / 정치 인생 큰 위기 모면 명예회복 / 이재명표 복지사업도 속도낼 듯 / 검찰 “이해 안돼… 항소 적극 검토” / 한국당 “면죄부 우롱에 분노할 뿐” / 민주당 “사법부의 판단 존중” 환영

세계일보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 4가지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웃는 표정으로 법원을 나서고 있다. 성남=뉴시스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 4가지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1심 법원이 16일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다가 정치적 갈림길에 섰던 이 지사는 고인이 된 친형과 관련된 사안으로 비롯된 정치 위기를 모면하고 경기도정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李 손 들어준 법원 VS 檢 ‘항소 검토’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는 이날 1시간가량 이어진 선거공판에서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이 지사의 정당한 업무였다며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친형 고 이재선씨의 조울병 평가문건 수정 작성 지시, 이씨 진단 및 보호신청 관련 공문 작성 지시 등의 공소장 범죄사실에 대해 모두 이 지사가 직권남용행위를 했거나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3개 사건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로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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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검찰은 지난달 25일 결심공판에서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을, 3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6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법원의 무죄판결에 대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항소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관계자는 “형을 걱정했다면 정신과의사 상담을 받게 해야지 강제입원을 시키려고 하면 되는가”라며 “이 판결이 확정될 경우 지자체장이 정신과 전문의 진단 없이 강제입원을 쉽게 시킬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홀가분해진 李, 차기 행보 탄력

이 지사는 “재판부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며 “도민들께서 믿고 기다려주셨는데 도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큰 성과로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지지자들에겐 “지금까지 먼 길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손잡고 큰길로 함께 가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그동안 자신을 옥죄던 불명예의 굴레에서 벗어나 차기 주자로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재명표 복지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 지사는 청년을 위한 정책 시리즈로 청년 배당과 청년 국민연금 지원, 군 복무 청년 상해보험 지원을 포함해 △대학생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청년 공공주택 보급 및 임대보증금 이자지원 △경기청년공간 지원 △장기 현장실습교육 ‘브리지프로젝트’ △청년면접수당 지원 △청년정책위원회 신설 등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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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하나 속내 복잡한 여 VS 한국당 비판

이 지사가 무죄판결을 받자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자유한국당은 ‘친문무죄, 반문유죄’라고 비판한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오늘 판결이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판단인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자질부족, 하자투성이 이 지사의 면죄부 우롱에 1200만 경기도민은 분노할 뿐”이라고 성토했다.

반면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 지사가 이제부터는 버스 대책 마련, 일자리 문제 해소, 서민 주거 안정, 청년 기본소득 강화 등 산적한 경기도정에 보다 집중할 수 있기를 바라며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이재명 지사의 도정활동을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친문 지지자들과 불편한 사이였던 이 지사가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자 달갑지 않게 여기는 기류도 엿보였다. 이날 친문계 당원들은 이 지사의 1심 선고 공판이 진행된 수원지법 앞에 모여 무죄 선고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 지사 측 지지자들과 충돌도 빚었다.

성남=김영석 기자, 최형창·이창훈 기자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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