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NH투자증권은 17일 한진중공업에 대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 건설주 수준으로 회사 내 매출 비중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필리핀 수빅조선소 리스크가 주가에 미칠 영향도 작다는 시각을 나타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5일 장 종료 후 사업보고서를 통해 자본총계가 250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 분기에 -7082억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졌다가 탈출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분가치가 급격히 희석된 상황에서 회사 내 조선업 비중은 작아지고 건설업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차등감자 및 출자전환이 끝나 한진중공업홀딩스 지분율이 0%, 채권단은 산업은행(16.14%) 등을 포함해 63.4%를 차지하게 됐다. 채권단의 지분 비중이 커지면서 이 회사가 앞으로 조선사업보다 토목 및 재건축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쪽으로 구조조정을 할 것으로 봤다.
최 연구원은 "한진중공업의 주당 순자산가치(BPS)는 지난해 3분기 말 4804원에서 1분기 말 3016원으로 37.2%나 줄었는데, 지난해 4분기에 자본잠식에서 벗어나려 구주주 감자 및 출자전환을 해 지분 가치가 희석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진중공업의 주가가 자본잠식의 원인이었던 필리핀 수빅조선소 회생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수빅조선소는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연결 대상에서 빠졌고 지분가지도 0으로 반영됐기 때문에 회계 부담이 줄 것으로 봤다.
최 연구원은 "한진중공업이 지난해 4분기에 충당금 설정을 끝내 수빅조선소의 채무 및 보증 등 잠재 부실 가능성 및 이에 연루될 가능성은 소멸됐다"며 "설령 수빅조선소가 회생하지 못해도 채무관계에 따른 피해 가능성도 충당금으로 이미 반영했기 때문에 주가엔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것은 물론 건설주 위주로 체질 개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최 연구원에 따르면 한진중공업 매출의 약 70%는 국내 주택과 토목, 부동산에서 나오고 있다. 따라서 조선업체보다는 플랜트 비중이 작은 국내 건설주와 비슷한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선 업종 주가수익비율(PER)은 25.35배, 건설 업종 PER은 10.67이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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