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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검찰 손 봐야, 文정부에만 반발”…문무일에 여권 분노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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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을 흔들며 "옷(검찰) 말고 흔드는 손(정치권력)을 보라"는 문무일 검찰총장의 기자간담회에 대해 여권 핵심층이 반감을 드러내는 등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7일 문 총장을 작심 비판했다. 설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검찰은) 그냥 둬선 안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정치권이 나서고 국민들이 나서서 이건 손을 봐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검찰이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렇게 날 치느냐’고 나오는 건 반성하는 게 아니다”라며 “검찰은 입이 있더라도 그냥 있는 게 좋다. 이러다 정말 국민에게 버림받는다”고 지적했다.

문 총장이 우려하는 검찰 권한 축소에 따른 ‘경찰 비대화’에 대해선 “개혁안이 나와 있다”며 “걱정을 안 해도 되는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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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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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민주당은 공식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내부에선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문 총장이 16일 기자회견 도중 양복 재킷을 벗어 한 손으로 흔든 게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검찰이 정치권력에 비틀린 측면이 있다”는 기자 질문에 “뭐가 흔들립니까? 옷이 흔들립니다. 흔드는 건 어딥니까”라고 되물었다. 검찰이라는 ‘옷’을 쥐고 흔드는 정치권력을 비판한 것이다.

김부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늘 검찰은 불만만 내놓았다”며 노무현 정부 시절 ‘검사와의 대화’를 언급했다. 그는 “그때 젊은 검사들의 말투와 눈빛은 국민의 대표에 대한 태도가 아니었다. 무시하고 모욕하는 태도가 역력했다”고 회상했다. 김 의원은 최근까지 행안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을 도출했다.

그는 이어 문 총장이 양복 상의를 흔든 것을 지적하며 “민주당 정부에서는 기세등등하다”며 “보수 정권 때는 왜 그렇게 못했느냐”고 반문했다. “강자 앞에서는 약하고 약자 앞에서는 강자인 게 검찰이냐. 그래서 설득력이 없는 거다”라고도 했다. 검찰이 수사권 조정 등에 반대하는 근거로 민주주의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당당할 수 있을 때 입에 올려야 할 단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검찰개혁 법안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다른 발언은 참고 넘어가겠는데 양복을 벗어든 대목은 솔직히 과했다”며 “이제 각자의 길을 가면 된다“고 반응했다.

다른 친문계 의원은 문 총장을 겨냥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오도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우리가 검찰을 흔드는 게 아니다. 그 반대다. 어떤 정부가 와도 검찰이 흔들리지 않게끔 그 법적 토대를 지금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국회 사법개혁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만찬에서도 비슷한 발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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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16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수사권 조정 법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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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문 총장이 패스트트랙에 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등을 “민주주의 원칙을 위배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검찰이 개혁의 대상이 됐는지 모르는 태도”, “검찰개혁 법안을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 등의 지적이 있었다고 한다.

반면 문 총장의 주장을 보다 열린 자세로 경청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검사 출신인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문 총장은 최소한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 중인 수사권 조정 논의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수사권 조정 법안은) 개선이 아니라 개악”이라고 평가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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