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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전두환 80년 5월 21일 헬기 탔다" 운전병도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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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밀문서엔 "광주 재진입 압박감…사상자 우려"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헬리콥터 편으로 광주를 방문했다는 김용장 전 미군 정보분석관의 증언(☞관련 기사 : "5월21일 전두환이 광주에 왔고, 오후에 사살 이뤄져")과 관련, 이 증언을 뒷받침할 만한 또다른 진술이 나왔다.

1980년 당시 공군 706보안부대장 운전병이었던 오원기 씨는 17일 JTBC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이 전 전 대통령을 용산 헬기장에서 직접 목격했다면서 "(전 전 대통령이) 미8군 헬기장으로 빨리 가자고 해서 가니까 헬기는 도착해 있었고, 수행원 없이 (전두환) 사령관 혼자 타고 갔다"고 말했다.

오 씨는 당시 정황에 대해 "(전 전 대통령이 탄) 헬기는 UH-1H 기종인데 귀빈용 헬기"라며 "진청색인 공군 헬기로, 육군 헬기와는 색 자체가 달랐다"고 증언했다. 그는 전 전 대통령의 헬기 탑승은 '극비'로 이뤄졌다면서 "헬기 조종사, 부조종사, 기관사, 사령관 운잔사, 사령관, 그리고 저, 우리 부대장(만) 극비리에 갔다"고 말했다.

앞서 1980년 당시 미 육군 501 정보여단 광주파견대에서 군사정보관으로 근무했던 김용장 씨는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1980년 5월 21일 점심시간 전에 헬기를 타고 광주 K57 비행장에 왔다"며 "오자마자 정호용 특전사령관, 이재우 505보안부대장 등 3명과 모두 4명이서 회의를 했다"고 증언했다. 김 씨는 "이들이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는 모른다"면서도 "그러나 같은날 오후 1시 도청 앞에서 집단 사살이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전두환의 방문 목적은 바로 사살 명령이었다고 생각된다"고 주장했었다.

미 국무부 비밀문서에도 전 전 대통령이 당시 군 투입 등에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였음을 시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향신문>이 입수해 보도한 1980년 5월 26일자 '한국 상황보고 8호'(국무부 동아태국 작성, 2급 비밀) 문건에는 "전두환 장군이 현재 교착상태를 종료하고 시내로 진입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국무부는 "한국 합참의장은 한국군이 27일 야음을 틈타 광주로 진입할 것이라고 주한미군사령관에게 통보했다"며 "만약 거리에 많은 사람이 있다면―앞서 시가지에 20만 명이 떼지어 있다고 보고했음―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루 전인 25일자 국무부 2급비밀 문건에도 "육군 실력자인 전두환은 자신이 광주 과격세력에 속았다며 이제 군사행동이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고 한다"며 "도시를 재장악하기 위한 군사작전이 24~36시간 내에 실시될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

<경향>은 같은해 5월 13일 위컴 주한미군사령관이 전 전 대통령을 만난 후 미국 정부에 보고한 내용을 보면 "전두환은 '학생 시위의 뒤에 북한이 숨어있으며 남한 공격을 위한 결정적인 순간이 곧 올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위컴 장군은 북한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었다고 했다"는 대목이 있다며 이는 북한 위협을 내세워 군을 동원해 정권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5.18 이전부터 해왔던 정황이라고 분석했다.

기자 : 곽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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