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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오신환·손학규 진흙탕 싸움에 '화합 슬로건' 무색해진 바른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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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무거운 표정으로 손 대표 발언 경청하는 오신환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오른쪽)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손학규 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19.5.17 kjhpre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연합 지면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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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가 손학규 대표 퇴진을 연일 압박하면서 당 내홍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 대표가 사퇴를 거부하면서 양측 간 공개석상에서 망신주기가 이어지는 등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서다.

당 내에서는 "대표를 물러나라는 신임 원내대표와 이를 거부한 대표가 진흙탕 싸움을 하는데 '화합·자강·개혁'이라는 당의 슬로건이 무슨 소용이겠느냐"는 자조섞인 반응이 나왔다.

17일 오 원내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를 겨냥해 "당 전체가 불행한 모습으로 빨려들어가지 않기 위해 마지막으로 용단을 내려줄 것으로 요청한다"며 최후 통첩을 했다. 전날 손 대표를 만나 사퇴 요구를 했지만 손 대표가 거부 의사를 밝히자 공개 석상에서 다시금 사퇴 압박을 한 것이다.

손 대표가 대표 권한을 이용해 당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등 당직 인선을 강행하려는 데 대해선 "우리당을 아주 구렁텅이로 몰아 넣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최고위원들도 손 대표를 직격했다. 하태경 의원은 "올드 보이 수구세력을 당내에서 청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권은희 최고위원 역시 "권한은 누리는 게 아니라 나누는 것"이라고, 이준석 최고위원도 "당 대표의 비민주적인 당 운영을 통해 당이 흐트러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측 관계자는 "내색은 안 하지만 대표 면전에서 망신주기 발언이 이어지면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면서 "손 대표 입장에선 자진 사퇴를 할 수 없다는 마음을 더욱 굳혔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오 원내대표가 '손 대표의 사퇴'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만큼 퇴진을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오히려 내홍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손 대표가 즉각 사퇴할 마음이 없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양측 간 타협점을 찾기도 힘든 상황이다.

결국 지난 8일 김관영 전 원내대표가 당의 화합을 요구하며 조기 사퇴했지만 결국 안철수·유승민 연합계 대 국민의당 호남계로 대결 구도만 더욱 뚜렷해졌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나온다.

이에 정치 공세는 연일 격화되는 분위기다. 계파 간 세(勢) 대결에 이어 프레임 대결로 번지고 있다. 손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 호남계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안·유계가 자유한국당과 연대할 것이라고 공격하자 안·유계는 손 대표와 호남계가 민주평화당과 연대를 꾀한다면서 반격했다.

손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안·유계 의원들을 향해 "수구 보수세력에게 당을 허망에게 넘기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오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손 대표가 민주평화당과 연대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오 원내대표는 박지원 민평당 의원이 전날 '손 대표가 민평당 의원들과 연대해 유승민 의원을 축출하려 한다'고 폭로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오 원내대표는 당내 조사위원회도 꾸려 진위를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손 대표가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전면 부인했지만 정치적 압박을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손 대표도 이에 맞서 오는 20일 채이배 의원과 임재훈 의원을 각각 정책위의장, 사무총장에 임명하는 측근 인사를 강행할 것으로 확인되면서 양측 간 대립이 장기간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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