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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큰 어른으로서 용단 내려달라"… ‘고립무원’ 손학규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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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공약으로 '손학규 대표 사퇴' 내걸었던 오신환 /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 '손 대표 사퇴' 한목소리 / 박지원 "망신 당하기 전에 물러나야"

세계일보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오른쪽)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손학규 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전체가 불행한 사태로 빨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당의 큰 어른으로서 용단을 내려 줄 것을 마지막으로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17일 취임 후 처음 참석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오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손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당을 수구 보수 세력의 손에 허망하게 넘어가지 않도록 정치적 명운을 걸고 당을 지키겠다”는 발언에 반발하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오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경선으로 확인된 의원들 총의를 패권주의로 매도한 것은 참으로 실망스럽다”며 손 대표의 사과와 용단을 촉구했다. 오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들면서 ‘손학규 대표 사퇴’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오 원내대표 뿐만 아니라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한목소리로 손 대표 사퇴와 지도부 재신임, 손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철회 등을 요구했다. 지난달 8일 4·3 보궐선거 패배 후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며 최고위원회를 보이콧해온 하태경·권은희·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날 40여일만에 회의에 참석했다. 하 최고위원은 “올드보이 수구세력을 청산하고 혁신지도부 구성을 위해 제가 그 디딤돌이 되고자 최고위에 참석했다”며 “손 대표는 부인하지만 원내대표를 선출한 이번 의원총회는 오 원내대표가 손 대표 사퇴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사실상 손 대표 불신임 선거였다. 탄핵을 의결한 선거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고위원과 협의 없이 임명한 주승용·문병호 최고위원의 임명 결정을 무효화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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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지면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손 대표는 자신의 사퇴에 동의한 정무직 당직자의 해임을 취소한다고 바른정당계에 손을 뻗었지만 회의 내내 이어진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의 공격에 불편한 심기를 가리지 않았다. 국민의당계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회의 중간에 퇴장하기도 했다. 바른정당계의 사퇴 요구에 밀릴 대로 밀린 손 대표는 이달 말에 열릴 의원 워크숍까지가 최대 버틸 수 있는 한계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고위원 지명직 임명의 절차적 문제와 싱크탱크인 바른미래연구원의 4·3보궐선거 여론조사 비용 횡령 의혹 등의 이어지는 상황에서 손 대표의 책임론에 더 무게가 실릴 수 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1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 대표가 망신을 당하기 전에 물러가야 한다”며 “정치는 세(勢)이고, 타이밍이고, 흐름인데 지금 바른미래당의 흐름은 손학규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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