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7 (금)

정장선 평택시장, 평택항에 車클러스터 조성…물류·주거 복합단지로 키울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지자체장의 맛과 멋 ◆

만난사람 = 김경도 전국취재부장

매일경제

정장선 평택시장이 지난 10일 오후 평택시 죽백동 배다리생태공원에서 주한미군 기지 이전, 삼성전자 고덕산업단지, 브레인시티, 도시 균형 발전 등 지역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경보는 '나쁨'을 가리키고 있었다.

정장선 평택시장(61)과 만나기로 한 평택시 죽백동 배다리생태공원의 하늘도 미세먼지 탓인지 맑지 않았다.

정 시장에게 "미세먼지가 많은 날 같다"고 했더니 "평택은 중국과 가까워 서풍을 따라 황사가 계속되고, 평택·당진 화력발전소, 평택항, 해군 2함대 사령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대형 선박에서 뿜어내는 매연, 각종 택지개발 사업 등으로 인해 미세먼지 영향을 많이 받아 환경이 열악한 곳"이라고 말했다.

정 시장은 "공원 주변을 둘러봐 달라.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 그런데 다른 공원처럼 아름드리나무가 없다. 하지만 10년 20년 뒤 이 나무들은 우리 지역의 든든한 허파가 돼 미세먼지를 몰아내고 맑은 공기를 쉴 새 없이 뿜어낼 것"이라고 했다.

정 시장은 "요즘 평택이 주한미군 기지 이전, 세계 최대 삼성전자 고덕산업단지 가동, 21개 산업단지 조성, 22개 도시개발 사업 등으로 많이 유명해졌다. 경제·안보 기능이 강화되면서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도 많이 확충됐다. 서울과 더욱 가까워졌다는 뜻인데,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면서 "특히 평택은 미세먼지 등 환경이 안 좋아 이 부분이 개선되지 않으면 일터만 존재하는 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20%도 안되는 도시 녹지비율을 높이기 위해 환경 개선 작업을 서두르는 것도 향후 제대로 된 100만 도시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라고 설명했다.

정 시장은 지난해 7월 시장으로 취임한 뒤 도심 곳곳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그는 평택 주요 권역 4곳에 5000억원을 들여 공원을 조성하고 평택시를 관통하는 2개의 강이 겹치는 주변에 시민공원을 만들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도 했다.

매일경제

경기도 남서부에 위치한 평택시는 복 받은 도시다. 고속도로 5개, 국도 7개, SRT 지제역 등 5개 철도가 지나는 교통 요충지로 2시간 이내에 인천·김포·청주공항을 갈 수 있다. 삼성전자 고덕산업단지가 들어선 고덕국제신도시가 내년 입주를 완료하고, 주한미군기지 이전이 마무리되면 국제 문화 교류의 중심 도시로 업그레이드된다.

지난달 11일엔 사상 처음으로 인구 50만명을 돌파하며 전국에서 16번째로 큰 도시가 됐다. 올해 예산은 1조9840억원(1회 추경 기준)으로 2조원 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경기도 31개 기초단체 중 8번째로 큰 규모다.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속속 둥지를 튼 결과물로 평가된다.

평택은 경기도에서 외국인 투자 산업단지(5개)가 가장 많고, 삼성전자·LG전자 등 글로벌 기업과 기업체 2100여 개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정 시장은 "평택은 경기도 남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지만 수도권정비계획법에서 정한 수도권에 해당해 규제가 많은 데다 정부가 신도시를 건설해도 서울과 가까운 수원·용인·화성 정도가 마지노선이어서 독자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곳"이라며 "국회의원 시절 대표 발의한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시 등의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평택지원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대규모 산업단지와 대기업 유치 등이 가능해졌고 그로 인해 지금의 평택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평택시장 전 민주당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의원 시절 평택지원특별법을 대표 발의해 평택에 총 18조원의 사업을 유치하고, 1419만㎡(약 430만평) 규모 사업단지를 확보해 수도권에서는 예외적으로 61개 첨단업종의 공장 신·증설이 가능하게 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396만㎡(약 120만평) 고덕산업단지를 배정하고, 노무현정부를 설득해 삼성이 평택을 최종 입지로 확정하는 데 기여했다.

그는 "평택 발전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고 있는 평택지원특별법을 최대한 활용해 안보, 첨단산업, 항만, 물류, 국제도시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것으로 평가되는 서평택 부근에는 평택항 중심으로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동차 전용 부두로 1년에 140만대 수출입 차량을 처리하는 평택항에는 자동차 연관 클러스터를 만들고, 배후단지를 체계적으로 개발해 물류·주거 등이 어우러진 복합도시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평택항 북쪽에 위치한 해군 2함대 위쪽에는 수소생산시설을 만들어 국내 수소산업의 메카로 키우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정 시장은 "해당 용지는 평택항을 끼고 있어 민원 소지가 없고, 이미 평택항에는 (메탄)가스를 영하 162도에서 액화시키는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이 많아 온도를 영하 235도까지 더 낮추면 기체인 수소를 액체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면서 "경기도와 전문가들도 이러한 조건을 갖춘 평택을 수소 생산을 위한 최고 입지로 꼽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택 중심권역에 해당하는 고덕국제신도시(고덕면 일대 1340만㎡에 조성 중인 5만6000여 가구의 자족형 신도시)와 브레인시티 사업(도일동 일대 482만㎡를 산업 지원 거주단지 등으로 조성하는 2조원대 대규모 개발 사업)도 지역 대표 브랜드로 키운다.

고덕국제신도시에 국제학교(유·초·중·고교), 외국 대학, 특급·비즈니스 호텔 등을 적극 유치하고 브레인시티 용지에는 아주대병원과 산업단지를 조성해 의료·경제 기반을 촘촘히 다져갈 예정이다.

정 시장은 "평택은 50만명 대도시지만 1995년 평택시와 평택군, 송탄시 등 3개 시군이 통합되면서 이질적 정서가 여전해 완전한 도시 형성이 늦어지고 있다"면서 "고덕국제신도시가 제 궤도에 오르면 이를 중심으로 평택시 전체가 고품격 도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2017년 7월 삼성 고덕산업단지가 양산(1라인)에 들어갔고, 앞으로 2~4라인이 추가로 증설되면 협력업체가 추가로 포진돼야 한다"면서 "삼성 고덕산단을 위한 산업단지를 추가로 개발해 클러스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평택시가 검토 중인 후보지가 어디인지를 묻자 "투기 등이 우려돼 아직은 공개하기 이르다"고 말을 아꼈다. 정 시장은 "내년에 브레인시티 산업단지 165만㎡(약 50만평)를 분양할 예정인데 만약 삼성 협력업체가 신청한다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LG전자가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진위면 소재)을 베트남 'LG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하고, 평택 스마트폰 생산 인력은 창원 생활가전 생산 공장으로 재배치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선 "LG전자 평택공장 주변의 산업단지는 LG를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측면이 크고 현재도 협력업체들이 속속 내려오고 있다"면서 "조만간 LG 측과 만나 다양한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한미군의 평택 시대를 맞아 한미 양국의 동맹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기 위한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그는 "주한미군 이전으로 평택은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떠올라 미군들은 평택을 보고 한국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면서 "미군과 그 가족, 평택시민이 교류할 수 있는 한미 문화예술 민간교류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다양한 상생 모델을 만들어 양국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 "미세먼지 없는 평택"…도심숲에 5년간 500억 투자

매일경제

평택 배다리생태공원.


'천하를 가지고 있어도 건강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평택시의 큰 비전 중 하나는 '미세먼지 없는 평택'이다. 미세먼지를 줄여 시민 건강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평택시는 도시숲 조성 프로젝트를 대표 사업으로 밀고 있다. 도심 곳곳에 나무를 심어 공기 정화 기능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국립산림과학원 등에 따르면 나무 1그루는 미세먼지를 연간 35.7g 흡수하고, 나무 47그루는 연간 경유차 1대 분량을 빨아들인다. 이뿐만 아니라 나무는 자동차·대형선박에서 배출하는 매연과 이산화탄소 등을 빨아들여 사람이 생활하는 데 쾌적하고 깨끗한 산소를 공급한다. 평택시는 18%에 불과한 녹지 비율로는 인근 화력발전소, 평택항만 선박, 제조공장 등에서 뿜어내는 미세먼지 등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보고 나무 심기를 시작했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지난해 산림청장을 직접 만나 국비 지원을 요청하고, 올해 초에는 기획재정부와 산림청이 주관하는 도시숲 시범 사업을 따내 국비 110억원을 확보했다. 나무 심기를 위해 산림청을 방문한 지방자치단체장은 정 시장이 처음이었다. 정 시장은 "전국 최악인 평택의 미세먼지 농도를 2022년까지 환경 기준 이하인 47㎍/㎥까지 줄이는 게 목표"라면서 "도시숲 조성 사업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숲 조성 프로젝트는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3월 통복천 유휴지 등 3곳 3.5㏊에 소나무, 단풍나무, 철쭉류 등 1만5000여 그루를 심었다. 당시 학생, 시민, 주한미군 등 1600여 명이 참석해 힘을 보탰다.

3년 전 평택시로 이사 왔다는 신경애 씨(62)는 "배다리생태공원에서 자주 운동하는 편인데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이 두려울 때가 많다"면서 "시 전역에 나무를 더 많이 심어 공기 정화는 물론 그늘막 기능까지 해줬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정 시장은 "도시숲 사업은 특정 지역이 아니라 도시 전체에서 이뤄진다"면서 "올해부터 5년 동안 500억원을 투입해 30만그루 이상 나무 심기 운동을 펼치고 점진적으로 100만그루를 심겠다"고 말했다.

나무 심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관련 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정 시장은 "나무숲을 잘 조성하면 바람길을 유도해 도시 온도가 3~6도까지 떨어진다고 한다"면서 "나무를 제대로 심기 위해 관련 용역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슈투트가르트 바람길 숲처럼 진위천, 안성천 등 평택시내 하천과 북부지역에 있는 1번 국도변 녹지를 이용해 바람길을 만들면 미세먼지를 줄이고 여름철 폭염과 도시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장선 평택시장은…

1958년 평택시 고덕면에서 태어나 평택중앙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광중 3학년 때 서울로 전학을 갔다. 보인중과 중동고를 거쳐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행정학 석사)을 마쳤다. 30대 후반에 정치에 대한 뜻을 품고 4·5대 경기도의원을 거쳐 16~18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더불어민주당 총선 기획단장, 총무본부장, 사무총장, 국회 지식경제위원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평택시장에 출마해 61.75% 표를 얻어 시장으로 당선됐다.

[평택 = 지홍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