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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금리하락에 회사채 시장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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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 그룹 올 만기물량 70% 털어 가격 압박에 하반기 발행 둔화될 듯


연초 이후 기관들의 넘치는 수요로 발행이 줄 잇던 회사채 발행 시장이 숨 고르기를 할 전망이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은 높은 채권값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다. 향후 채권값이 하락하면 채권평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상반기 선제적 발행으로 하반기 주요 그룹 회사채 발행 증가 속도는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와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달 3일까지 15개 주요그룹 회사채(은행과 여전 계열사 제외) 발행 규모는 14조4980억원에 달했다. 이는 15개 그룹의 올해 회사채 만기액(20조5890억원)의 70.4%에 해당한다. 올해 가장 큰 규모로 발행한 그룹은 SK그룹이다. SK그룹은 연초 이래 3조3800억원을 발행했다. 이어 (주)SK 다음달 4일 3000억~4000억원 규모로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 물량까지 더하면 상반기 내 발행액은 4조원에 육박한다. 이 외 LG그룹(2조3900억원), 롯데그룹(1조3500억원), 현대차그룹(1조2200억원), 한화그룹(9480억원) 순으로 발행했다.

LG, 농협, 미래에셋, 한국투자금융 등 4개 그룹사는 이미 만기액보다 많은 자금을 상반기에 모집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우호적 수급 여건에 따라 주요 그룹 회사채 순발행 확대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채권금리가 연초 이후 하락세로 기업들은 좀 더 낮은 이자비용으로 조달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연초 1.802%였으나 이달 16일 1.675%로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주요 그룹이 올해 선제적으로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만큼 하반기 회사채 발행 둔화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가격 부담과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상반기보다 발행이 위축될 거란 전망이다.

김민정 연구원은 "회사채 투자자 수요는 꾸준히 있겠지만 금리하락과 신용스프레드(회사채 3년물-국고채 3년물) 축소에 따른 가격 부담으로 투자수요가 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채권 금리 하락으로 발행기업(이슈어)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 됐지만 차환 수요가 위축되면서 자연스럽게 발행시장도 위축될 것이란 설명이다.

김세용 KB증권 연구원도 "크레딧 채권에 대한 견조한 수요는 지속되겠으나 시장 강세는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중 무역 분쟁 등에 따른 금리 하락으로 가격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달 중순부터 회사채 발행은 소강상태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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