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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美, 화웨이 제재발효…中은 돼지고기 수입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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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본격 제재하면서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이번 제재 조치로 퀄컴, 인텔, 오라클 등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기업 명단에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화웨이와 해당 계열사들은 미국 기업과 거래할 때 미국 정부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번 조치는 완전한 거래 금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지난해 ZTE(중싱통신) 제재보다는 수위가 낮다. ZTE는 대이란 제재를 위반해 미국 정부에 제재를 받아 부품을 공급받지 못했고, 폐업 위기까지 내몰린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화웨이 제재도 미국 정부가 거래 허가를 내주는 일이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돼 실제 비슷한 수준의 규제가 될 것이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위 업체인 화웨이는 여러 미국 업체에서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부품·소프트웨어 조달 비용으로 책정한 총 700억달러 중 110억달러를 미국에 지출했다고 WSJ가 보도했다. 화웨이는 퀄컴, 브로드컴과 칩 공급 계약을 맺고 있으며 인텔, 오라클에서 기지국 장비, 소프트웨어 등을 공급받고 있다. 대기업 외에 미국 내 소규모 업체에서도 부품을 수입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제재하면서 반도체업체 주가가 하락했다. 전체 매출 중 5%를 화웨이에서 벌어들이는 퀄컴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 급락했다. 또 다른 반도체 공급사인 브로드컴 주가도 2.3% 하락했다. 퀄컴, 인텔 등 업체와 미국 정보기술산업협의회(ITIC)는 정부 조치에 우려를 표시하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와 협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화웨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미국 정부의 제재 움직임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화웨이는 "미국이 화웨이에 제한을 가한다고 해서 미국 안전이 보장되는 것도, 미국이 더욱 강력해지는 것도 아니다"며 "이런 방침으로 미국은 화웨이 제품보다 비싼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서 5G 구축에서 뒤처지고, 궁극적으로 미국 기업과 소비자 이익을 해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도 미국의 전방위 무역 압박에 미국의 대중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돼지고기에 대한 주문을 대량으로 취소하며 반격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예고한 직후인 지난 9일 중국은 미국산 돼지고기 3247t에 대한 주문을 취소했다. 지난 1년여 만에 가장 큰 규모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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