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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원·달러 1,200원 눈앞]위안화와 연동...속절없이 추락..."심리적 보루 무너지면 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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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 구두경고도 안먹혀

경상수지 적자까지 현실화하면

외국인, 채권에서도 발뺄수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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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가치가 위안화와 연동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외환당국의 구두경고도, 미국 자동차 관세에서 우리가 제외될 수 있다는 희망적 소식도 미중 충돌이라는 대형 악재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돌파할 경우 최후의 보루인 채권시장에서도 자본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17일 원·달러 환율을 1,200원 턱밑까지 끌어올린 것은 위안화였다. 이날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6.94위안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11월3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자국 기업과 원칙적으로 거래할 수 없는 ‘블랙리스트’에 올렸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이 위안화 팔자에 나섰다. 중국이 고율관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 하락을 방관한다는 관측이 확산된 것도 환율을 끌어올렸다. 시장이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자 이날 한때 오름세를 보이던 원화 가치도 동반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195원선에서 마감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5일 환율과 관련해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유념 있게 관찰하고 있다”고 경고했지만 시장이 전혀 반응하지 않은 것이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1·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을 더욱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며 “위안화에 동조돼 원화 역시 절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는 ‘포치(破七)’를 용인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다만 ‘포치’는 단순한 미국 한 나라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중국 경제·무역 관계와 직결되기 때문에 쉽게 용인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중이던 2008년 5월이 마지막이었다.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을 경우 원·달러 환율도 1,200원을 넘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4월 경상수지 ‘적자’ 시나리오까지 현실화되면 실물 부문의 달러 공급 감소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원화 가치는 급락할 수 있다. 이 경우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주식시장뿐 아니라 채권시장에서도 손절을 하는 셀 코리아(Sell Korea)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외환시장의 한 전문가는 “현재 주식시장에서는 환차손 우려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안전 자산인 채권시장으로는 돈이 흘러들어오고 있다”며 “1,200원을 돌파하면 채권시장도 흔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김능현·박형윤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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