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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그린북 곳곳 `빨간불`…기재부 "경기 부진"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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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하다"는 자체 평가를 내놨다. 국내외 기관들이 잇달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춘 데 이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연거푸 한국 경제 부진을 공식화하자 정부가 뒤늦게 민간의 판단을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1분기 우리 경제는 광공업 생산, 설비 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그린북 4월호에서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한 모습"이라며 2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경기 부진을 언급한 바 있다.

그린북 5월호에는 통계청의 3월 산업활동 지표와 4월 고용·물가·금융시장 지표가 반영된다. 4월호 평가의 근거가 된 2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생산·투자가 감소세를 보인 것과 달리 3월은 생산·투자가 증가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정부가 경기 부진 판단을 이어갔다. 대외적으로 내세운 이유는 '예상보다 빠른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 대두'였다. 반도체 가격 조정과 중국 경제 둔화로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 감소한 데 이어 5월 초순(1~10일) 수출은 전년보다 6.4% 줄었다. 여기에 지난 주말 미국의 중국산 물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로 결렬된 미·중 무역협상으로 인해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도 이어졌다.

하지만 경기 부진 판단을 주저해 온 정부가 최근 입장을 바꾼 것은 이 같은 대외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힘들다. 세계 경제 둔화가 하반기까지 이어지고 미·중 무역갈등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판단은 3월 이전에도 있었다. 관가와 학계에서는 정부의 안이한 경제 인식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정부가 국내외 연구기관의 선제적 우려를 따라온 것으로 보고 있다.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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