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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단독] 외교·통일·국방 차관, 靑 출신으로 교체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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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내주 7~8개 부처 인사 예정

조현 후임으로 김현종 측근 유력… 천해성 자리엔 서호 비서관 거론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 주 초 7~8개 부처 차관 인사를 실시하면서 외교·통일부 차관을 동시에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청와대가 조현 외교부 1차관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을 교체하고, 그 자리를 청와대 출신이나 청와대 핵심과 가까운 인사로 채울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들과 함께 서주석 국방부 차관의 교체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외교·안보 3개 부처 차관이 한꺼번에 바뀔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번 인사는 미·북, 남북 대화 교착 상황에서 청와대가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대북 식량 지원 사업 등에도 더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외교·통일차관, 청와대서 내리꽂나

조현 외교부 1차관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차관 인사에서 발탁돼 2년 가까이 차관직을 맡아왔다. 외시 13회인 조 차관은 외교부 2차관을 맡아오다 작년 9월 1차관에 임명됐다. 이번 차관 인사에서 교체될 경우 1차관 임명 8개월 만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청와대가 최근 조현 1차관 교체를 통보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사유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조 차관 교체와 관련, 외교가에선 '외교부에서 발생한 잇단 의전 사고에 관한 문책성 인사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임기 2년을 채운 조 차관의 차기 공관장 이동을 앞둔 인사일 것'이라는 얘기도 없지 않다. 외교부 안팎에선 "다음 차관은 청와대 의중을 보다 더 잘 파악하고 움직이는 인사, 구체적으론 안보실 정의용·김현종 라인과 가까운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조 차관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동문으로, 2007~2008년 주유엔 차석대사 시절 유엔 근무 시기가 겹치는 등 인연이 깊다. 이에 이번 인사로 차관이 교체되면 강 장관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 후임으로는 서호 대통령통일정책비서관이 유력하다. 서 비서관은 통일부 남북교류협력국장, 남북출입사무소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작년 8월 통일정책비서관에 임명됐다. 청와대의 대북 정책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남북 대화 재개'에 사활을 건 청와대가 적임자로 최종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일 사고' 외교부 분위기 쇄신 판단도

이번 인사는 집권 3년차를 맞아 공직사회 분위기를 쇄신하는 동시에 특히 외교·안보 정책의 성과를 조속히 끌어내겠다는 청와대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 아래 '실세 차관'으로 불렸던 서주석 차관도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특히 당초 유임 가능성이 커보였던 조현 차관까지 교체 대상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외교부의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청와대 판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작년 11월 이후 공식 트위터 계정에 '체코'를 '체코슬로바키아'로 잘못 표기하고, 보도자료엔 북유럽 '발틱(발트)' 국가들을 유럽 동남쪽 '발칸' 국가로 기재했다. 지난달엔 한·스페인 외교차관 회담에 '구겨진 태극기'까지 걸리면서 '강경화 장관, 조현 1차관, 이태호 2차관이 기강 해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외교부 차관을 지낸 전직 대사는 "인사는 늘 변수가 있어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인사 이후 청와대가 외교·안보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양상이 더 심해지면 각 부처의 조직 사기에는 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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