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만났던 UAE 왕세제, 직접 나서 인질 석방 이끌어내
靑의 이례적인 직접 발표에… 외교가 "껄끄러운 건 떠넘기고 광낼 건 전부 가져간다" 불만
작년 7월 리비아에서 무장 괴한에게 납치된 주모(가운데)씨가 피랍 한 달쯤 지난 작년 8월 필리핀 동료들과 함께 억류돼 있는 모습. /2018뉴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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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씨 구출 협상은 지난 2월 말 UAE의 무함마드 아부다비 왕세제가 나서면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2월 말 한·UAE 정상회담에서 무함마드 왕세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씨 석방 지원을 약속했다"면서 "이후 UAE가 리비아 동부 세력인 '리비아 국민군'에 협조를 구하면서 주씨가 구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UAE는 16일 리비아에서 주씨를 인계받은 뒤 아부다비의 한국 대사관으로 이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씨는 18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날 청와대 안보실장이 직접 경위 설명을 한 것은 외교부가 피랍자 석방 브리핑을 하는 관례를 깬 것이다. 외교부 내에선 "청와대가 껄끄러운 발표는 외교부에 넘기고, 광낼 건 다 가져간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주씨가 16일 오후에 구출됐음에도 다음 날 아침 9시에 청와대가 발표한 것을 두고 "홍보 효과를 노린 것"이란 말도 나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그간 외교부 대응도 잘된 것은 아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외교부는 최근까지도 리비아 서부 세력인 '통합정부'에 주씨 구출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UAE는 '통합정부'와 현재 내전 중인 동부의 '리비아 국민군'을 통해 문제를 풀었다. 외교 소식통은 "장기간 엉뚱한 세력과 구출 논의를 했던 것 아니냐"면서 "철저한 사후 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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