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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볼턴 강공에 커지는 對이란 파열음…트럼프 ‘신고립주의’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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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 문제 대응 기조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최고위 참모 간에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12만 병력 중동 파견’을 골자로 한 군사 계획 검토설이 불거지는 등 이란과의 전쟁 위기로 치닫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며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직접 ‘불끄기’에 나섰다. 미국의 ‘세계의 경찰’ 역할로부터 벗어나 ‘신고립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대 이란 군사 옵션 카드가 거론되는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는 흐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못마땅해하는 초강경 드라이브의 중심에는 ‘슈퍼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서 있다. 트럼프 행정부 내 외교·안보 투톱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강경한 노선을 주장하는 가운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볼턴 보좌관에게 집중돼 있다고 미 언론들의 분석이다. 이란과 함께 3대 ‘외교 난제’로 꼽히는 베네수엘라와 북한 문제 해법을 놓고도 강온 수위 면에서 비슷한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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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CNN방송은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고립주의 성향에도 불구, 그의 매파 국가안보 참모들이 이란과의 전쟁이 가까이 온 것 같은 인상을 주는 데 대해 짜증을 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이란과 대화를 할 의향이 있다는 신호를 발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개입이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엄청난 손상을 가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팀 멤버들에게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해외 현안에 대한 개입을 줄이겠다는 지난 대선 공약 파기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는 볼턴 보좌관이 이끄는 백악관 안보 파트 참모들의 군사옵션 거론에 심기가 불편한 상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외곽 참모 그룹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볼턴 보좌관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고 관련 대화에 정통한 인사들이 CNN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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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미한 윌리 마우러 스위스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담에 들어가면서 취재진으로부터 ‘이란과 전쟁을 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전 상황실에서 열린 회의에서도 이란과의 긴장 고조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던 중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에게 이란과 전쟁하길 원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복수의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미국 국방부가 이란의 군사적 위협을 부각하기 위해 미사일 관련 기밀 사진을 공개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군사적 위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논리를 뒷받침하는 여론전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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