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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軍드론, 5분만에 전장을 3D로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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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6일 경기도 이천 육군정보학교에서 열린 드론 고등기술 시연에서 수송용 드론이 보급품을 수송하고 있다. [사진제공=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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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드론이 적 자주포를 식별했습니다."

순식간에 감시·정찰 드론이 수풀지역에 은폐한 적 포병과 전차를 발견해낸다. 식별된 표적의 위치를 전달하자 드론이 공중에서 폭발물을 투하하고 적 포병을 무력화시킨다. 화학탄 공격을 받으면 화생방 오염지역을 드론이 재빨리 제독한 후 고립돼 있는 아군에게 수송용 드론이 식량과 탄약을 재보급하기도 한다.

지난 16일 경기도 이천 소재 육군정보학교 드론교육센터에서는 군사용 드론의 다양한 작전 능력을 선보였다. 육군 드론교육센터는 정보학교장 직속으로 올해 1월1일부로 창설했다. 드론교육센터 내 조직은 고정익드론대, 회전익드론대, 고등기술개발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행사에는 황순필 육군정보학교장(준장) 주관으로 서욱 육군참모총장,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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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기도 이천 육군정보학교에서 열린 드론 고등기술 시연에서 서욱 육군참모총장(오른쪽)이 드론을 직접 조종하고 있다. [사진제공=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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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정보학교 드론교육센터 소속 유남수 중령은 "드론은 흔히 멀티콥터로 많이 알고 있는데 보다 포괄적 개념"이라며 "무인으로 조종해서 이동하는 지상, 수상, 수중에서 이동하는 무인이동체를 드론으로 정의한다"고 설명했다. 이륙중량이 150㎏을 초과하면 무인항공기, 150㎏ 미만이면 무인비행장치로 분류한다고 유 중령은 덧붙였다.

상용드론은 정찰감시용, 제독방재용, 수송투하용 등 다양한 형태로 운용할 예정이다. 육군 관계자는 "드론은 원격으로 80㎞까지 제어가 가능하며 중계기로 연결하면 120㎞까지 가능하다"면서 "그 이상의 거리를 넘어갈 경우 자동으로 기지로 귀환하도록 설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드론은 특히 '감시 정찰'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가령 드론이 촬영한 사진 단 9장만으로 5분 만에 전장의 지형을 3D로 구현하기도 한다. '3D 모델링' 프로그램이다. 감시·정찰 드론이 촬영한 작전지역을 입체적인 지형정보로 변환해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다. 수송드론은 약 10㎏의 수송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6대 정도면 중대급 작전을 지원할 수 있다.

육군은 향후 '드론 인력' 양성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유 중령은 "정보학교에서는 올해 8개, 내년 9개가 생기는 지역별 센터에서 교관으로 임무를 수행할 지도조종사를 양성하고 있다"면서 "46명의 조종사를 양성해서 각 센터에서 교육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하반기부터 실시하는 드론 고등기술과정을 오는 2021년까지 국방분야에서 국가 자격화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명칭은 '무인항공기·무인비행장치 전문운용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4월 국방부 소요 검토과제로 선정됐으며 후반기 관련 용역연구에 착수한다. 구조물진단, 지형분석, 중계, 코딩, 군집비행 등 교육을 이행하는 과정으로 설계할 예정이다.

드론교육센터 내 고등기술개발연구실에서는 3D프린터 등을 통해 망가진 드론 부품을 만들어 수리하기도 한다. 군 관계자는 "내년까지 군용 드론을 국산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군에서는 드론작전을 적극 홍보하기 위해 '깜짝 이벤트'도 계획 중이다. 유 중령은 "오는 10월 국군의날 행사에서 드론을 이용해 군집비행 시연을 할 예정"이라면서 "드론으로 큰 하트를 만드는 퍼포먼스를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2월 평창올림픽 개회식에서 인텔사에서 1218대의 드론으로 오륜기를 만드는 등 평창 밤하늘을 수놓은 바 있다.

이날 서욱 육군참모총장은 "드론의 운용은 미래 전장환경에 기여하는 역할을 할 것이며 감시정찰은 물론 타격과 군수지원체계에 이르기까지 작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드론에 집중하는 이유는 미래 지상군의 경우 병력이 감축될 때 첨단과학기술로 거듭나야 하고 전투 효율성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4차산업혁명을 추진하는 정부의 산업혁명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 육군의 전유물이 아니고 해군, 공군도 기지방어나 작전지원 시 합동전장 영역 속에서 협업을 통해 지원하고 작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앞으로 드론은 현재 모습보다 급격히 기술이 발전할텐데 산학연이 협조할 수 있도록 군에서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천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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