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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韓美 유화·압박책 속 초조한 北, 하릴없는 강경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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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과 비난 말잔치 외 특별한 대안 없는 北
미국에 대해 '날강도' ..핵실험·ICBM 위협까지
유화책 쓰는 韓에 "외세 눈치 보지 말라" 강조


파이낸셜뉴스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미의 비핵화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일과 9일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던 북한은 북한매체를 통해 강경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단거리 미사일 같은 저강도 도발과 비난공세 외에 특별히 쓸 수 있는 카드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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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미가 북한에 대해 유화와 압박 '투트랙' 전략을 펴며 북미대화 재개와 비핵화 진전에 재시동을 건 가운데 북한은 '선(先) 핵포기' 요구에 반발,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이라는 해법 도출이 요원해지면서 초조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핵화 카드를 선택하지 않는 북미간 '기싸움' 상황에서 북한이 할 수 있는 대응 방책은 북미대화의 틀을 깨지 않는 수준의 단거리 미사일 도발 등 저강도 대응, 북한매체를 통한 비난공세 외에 별 달리 없는 상황이다.

■美에 대해 '오만한·날강도'..핵실험 위협도 가해
하노이 2착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물론 대미협상 고위 책임자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미국의 태도변화'를 전제로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극심한 경제난과 정책실패 등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미국은 대북제재 틀을 견고하게 유지한 채 '일괄적 비핵화·빅딜'을 고수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자극에 나섰지만 미국은 상황을 관리하며 도리어 북한 화물선을 압류, '북한의 태도변화' 없이는 현 상황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두 차례 미사일 발사로 한국과 미국의 극적 태도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북한은 비난공세에 나섰다. 지난 13일 화물선 압류에 대해 북한 외무성은 미국을 '날강도'라고 비난했고 18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미국은 오만한 대화법과 제재가 비핵화 달성을 도울 것이라는 구태의연한 압박노선을 그만두라"고 말했다.

특히 이 매체는 "올해 안으로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으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와 관련한 '하노이의 약속'이 유지될지 어떨지 예단할 수 없다"고 위협했다. 이어 문제해결 방법론을 찾는 1차적 책임은 미국에 있다며 북미대화 재개를 압박했다.

■유화책 쓰는 韓에 "외세 눈치 보지 말아야" 강조
우리 정부는 대북유화책으로 북미대화를 재개하고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유화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인도주의적 차원의 대북지원을 위해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사회 기구에 800만달러를 공여하고, 개성공단 기업인의 방북신청을 승인했다. 정부는 북한 아동과 임산부 영양지원 같은 모자보건 사업 등에 자금을 대고, 뿐만 아니라 10년 내 최악인 북한의 식량 사정을 고려해 인도주의적 식량지원에도 국민 여론을 수렴해 구체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북한의 추가적 도발을 막고 대화의 물꼬를 열 계획이다. 미국도 대북지원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혔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신청을 승인한 것도 재산권 보호 차원을 넘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의 기능 활성화 등 제반여건을 마련해 북미대화·비핵화 진전가 진전될 경우 개성공단 재개를 조기에 이끄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 우리 정부의 방침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없다. 다만 북한은 19일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비굴하게 외세, 즉 미국 눈치를 보는 것은 강도에게 대문을 열어주고 집을 봐달라는 것과 같다"면서 "탐욕스러운 외세는 우리 민족이 잘 되기를 바라지 않으므로 우리의 문제는 민족자주의 원칙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북한매체 조선의 오늘은 한미일 3국이 11차 안보회의(DTT) 개최를 거론하면서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매달리는 남조선 군부세력의 처사에 온 겨레가 경악하고 있고, 외세와 공조놀음이 가져올 것은 정세악화와 전쟁위기의 고조 뿐"이라고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사일 도발에 이어 북한이 대미·대남비난을 이어가는 것은 과거에도 보였던 일종의 패턴으로 현실적인 수단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면서 "북한이 원하는 방향대로 한·미가 움직이지 않을 경우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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