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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황교안 ‘진정한 검증대’ 다시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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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묘역’ 도망치듯 뒷문 퇴장한 한국당 대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도 망언 징계 등 현안 시험대에

5·18 기념식 입장부터 험난…유족·시민들, 헌화·분향 막아



경향신문

분향소 앞에 두고…저지당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플래카드 뒤)가 지난 18일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시민들의 항의로 분향을 하지 못하고 있다. 황 대표는 추념탑 앞에서 20여분간 옴짝달싹 못했고, 옛 묘역으로 향하는 후문을 통해 도망치듯 식장을 빠져나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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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62)는 지난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주먹을 쥔 오른팔을 상하로 흔들며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2016년 국무총리로 5·18 기념식에 참석했을 때 노래를 부르지도, 주먹을 흔들지도 않았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광주 시민들은 황 대표가 오전 9시30분쯤 민주묘지 내 민주의문 앞에 도착하자 시민들은 “5·18을 모독 말라”고 외쳤다. 기념식장 안에서는 희생자 유족들이 “물러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기념식 후 추념탑 앞에서 헌화와 분향을 시도했지만 시민들은 허락하지 않았다. 황 대표는 도망치듯 민주묘지 후문을 통해 식장을 빠져나갔다. 황 대표는 기념식 참석 직후 페이스북에 “진정성을 갖고 광주를 찾고, 광주 시민들을 만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19일 제주 혁신성장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기회가 되는 대로 광주를 찾아 상처받은 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했다.

황 대표의 5·18 진정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5·18=폭동’이라고 망언한 이종명 의원에 대한 제명, 5·18민주화운동 진상조사규명위원회 설치 등 관련 현안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 대표가 머뭇거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의원에 대한 제명 처리는 감감무소식이다. 지난 2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시절 당 윤리위원회는 제명을 권고했지만 이를 의결할 의원총회는 열리지 않고 있다. 황 대표는 “원내에서 여러 국민의 생각을 감안해 처리하리라 생각한다”며 원내지도부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특별법에 따른 진상조사규명위 설치에 대해서도 미온적이다. 청와대가 한국당 추천 진상조사위원 2명의 군 경력이 특별법에 위배된다고 밝힌 후 여야는 군 경력도 자격 요건에 넣어 특별법을 개정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패스트트랙 이후 한국당이 국회를 보이콧하면서 처리가 요원하다.

황 대표는 이날 “광주 시민들에게 한국당이 사랑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황 대표가 이 현안들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진심을 가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황 대표가 현안들을 미뤄둔다면 “지역감정을 부추기기 위한 방문”(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라는 비판이 더 커질 수 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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