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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업무 능력은 성별과 무관…기성세대 편견 없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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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이연승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

해수부 16개 공공기관 중 유일한 女 기관장

“‘일하는 여성’ 편견 없어져야”

“출산·육아 정책 뒷받침도 중요”

이데일리

이연승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 △1968년 △부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학·석사 △베를린공대 교통기계시스템공학 석·박사 △베를린공대 선박해양연구소 연구원 △현대중공업 선박해양연구소 선임연구원 △대우조선해양 성능연구소 수석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 연구부교수 △홍익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2017년 12월29일~).[선박안전기술공단 제공]


[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조선 공학을 공부했다고 하면 ‘피아노 칠 거 같은데’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공부나 일에서 성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연승(사진·51)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성세대가 선입견과 편견에서 벗어나 여성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고 여성도 같은 문화 속에서 일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해양수산부 산하 16개 공공기관장 중 유일한 여성이자 1979년 출범한 선박안전기술공단 40년 역사 속 최초의 여성 기관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유리천장 없는사회를 만들겠다며 공공부문에서부터 여성 임원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360곳에 달하는 공공기관 4곳 중 1곳은 여전히 여성임원이 0명이다.(참조 이데일리 4월26일자 <유리천장 깨겠다던 공공기관 ‘방탄천장’..4곳중 1곳 女임원 ‘0명’>)

이 이사장은 “해양수산 분야에 여성 진출이 많지 않아 임원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여성에 대한 편견을 없애야 여성의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이 말하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란 여성을 보호의 대상으로 여기고 일하는 여성의 지위와 권위를 애써 부인하는 성차별적 풍토를 말한다.

많은 이들이 남성의 영역이라 생각하는 해양분야 공공기관을 이끄는 이 이사장은 이 같은 편견이 해양 분야에서도 여전히 팽배하다고 꼬집었다.

이 이사장은 “공단의 업무 특성상 현장에서 선주를 만나고 선박 검사를 해야 하는 일이 많다”며 “여전히 많은 선주들은 여성이 배를 타는 것 자체를 꺼려 여성 검사원들이 현장에서 굉장히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이사장은 “성차별적 편견만 사라져도 여성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2017년 12월 취임해 1년 6개월간 공단을 이끌었다.

이 이사장은 “여성 리더의 강점을 묻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성별과 무관하게) 사람의 성격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는 포용력이나 직원들과의 소통 능력을 강점으로 꼽고 싶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안전을 강조하는 공공기관이다 보니 수직적인 체계가 있고 소통을 시도해도 겉도는 느낌이 있다”며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에 여성 리더의 강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이사장은 여성의 진출을 위해선 정부가 일·가정 양립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가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일차적으로 여성에게 더 많은 책임을 묻는다”며 “출산과 육아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없다면 일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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