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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한국 떠나는 외국인? 보수적으로 접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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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개장전] 싸움은 美中이 하는데…무역협상 장기화 가능성에 한국 증시 한동안 약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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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협상 결렬 기자회견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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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 장기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 비중 축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 우려에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까지 겹쳐 부진한 흐름을 보인 국내 주식 시장이 한동안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각) 블루칩(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8.68포인트(0.38%) 내린 2만5764.0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6.79포인트(0.58%) 떨어진 2859.53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81.76포인트(1.04%) 급락한 7816.28에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미국 경제방송 CNBC 보도가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방송에 따르면 최근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등과의 거래를 사실상 금지한 이후 협상 일정에 대한 조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중 무역 협상이 장기화 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예상보다 견조한 가운데 양호한 경기 펀더멘털이 미국의 협상력을 높여준다"며 "중국도 아직까지 경기부양 여력이 남아있어 미국의 일방적인 합의를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어 "양국 모두 전면적인 통상갈등도 불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강대강의 마찰 속에서 협상의 장기화가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올해 글로벌 증시 대비 코스피는 상대적 부진을 보이고 있다. 연초 이후 미국 S&P500지수가 14.74%,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18.52% 상승률을 기록 중인 반면, KOSPI는 1.31% 상승에 그치고 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민감도가 높고, 주요국 대비 가파른 실적 전망치 하락 지속, 외국인 자금 이탈 속 국내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며 "글로벌 증시 반등을 주도한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비중이 낮은 부분도 국내 증시의 상대적 약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협상 당사국은 미국과 중국인데, 코스피는 이들보다 더 크게 흔들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취약한 펀더멘털 환경이 글로벌 교역·경기둔화에 대한 민감도를 높였기 때문"이라며 "글로벌대비 부진한 펀더멘털 환경은 원화 약세로 이어져 외국인 수급에도 부담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자금 이탈 속에서 코스피 약세는 한동안 지속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 속 국내 주식형 펀드의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부분이 부담"이라며 "무역 협상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출이 나타났고, 이에 따라 한국, 대만, 인도 등 주요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비중 축소 움직임이 보이는 만큼 전문가들은 보수적 대응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5월 말 신흥국 지수에서 한국 비중 축소가 예정돼있다"며 "외국인의 수급이 더 위축될 수 있고, 만약 원화 약세와 외국인 수급 악화 간의 순환고리가 형성될 경우 코스피 낙폭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고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실적은 상대적, 절대적 모두 부진하다"며 "주요국 대비 부진한 실적과 실적 전망치,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글로벌 증시 관점에서 한국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낮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종목, 또 경기방어 성격을 갖는 종목 등의 비중 확대를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펀더멘털 환경의 불안감은 여전하고, 글로벌 펀더멘털의 하방 위험은 확대될 전망"이라며 "반등시 수출주·경기민감주 비중축소, 내주수·경기방어주 비중확대 전략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고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상대적 약세 국면 속 개별 종목 장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5G 등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종목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에 실적 전망치가 양호하거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개별 IT, 5G, 은행, 헬스케어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박보희 기자 tanbbang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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