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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천지개벽](14)광교신도시-교통·환경·일자리 ‘3박자’ 갖춘 자족도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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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좋은 5월 초, 양재IC를 빠져나와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를 20분가량 달렸을까. 동수원IC를 벗어나자마자 오른편으로 광교테크노밸리와 30층 이상 고층 아파트들이 빽빽하게 늘어선 모습이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주말을 맞아 잎사귀 푸른 광교신도시 내 곳곳은 나들이객으로 붐비고 시내 초입에 위치한 카페거리에도 연휴를 즐기는 사람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어수선한 베드타운’ 같던 7~8년여 전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이다.

수도권 2기 신도시 중에서도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곳이라 하면 으레 판교와 광교가 꼽힌다. 서울과 가깝다는 지리적 장점과 더불어 자족도시로의 개발이 잘된 사례로 평가된다. 그중에서도 판교에 비해 개발이 늦은 탓에 주목을 덜 받았던 광교신도시는 최근 들어 여러 가지 개발 호재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막바지 입주가 시작되면서 다시금 눈길을 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원천동, 하동과 용인시 상현동 일대 1130만4494㎡(약 342만평)에 자리 잡은 광교신도시는 위례·동탄·판교신도시 등과 함께 건설된 수도권 2기 신도시다.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형성된 신도시인 데다 서울 강남권으로 접근성이 좋아 판교신도시와 닮은 점이 많았다. 2008년 분양 당시 ‘판교 동생 광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기 주거지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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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 광교신도시는 입주가 마무리되고 기반시설이 갖춰져 테크노밸리 일자리 수요를 흡수하면서 자족도시로 자리 잡았다. 사진은 광교신도시 입주 초기 모습(위)과 입주가 완료돼가는 광교호수공원 주변(아래). <사진 : 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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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수요가 풍부한 점도 광교신도시 성공을 예측케 한 근거였다. 광교테크노밸리 내에는 이미 한국나노기술원·경기바이오센터·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등 200여개 업체, 4000여명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광교신도시 남쪽 삼성디지털시티의 약 8만명도 배후수요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달리 2011년 입주 초기에는 미흡한 기반시설 등 다양한 이유로 외면받았다. 2011년 입주 가구가 5500여가구에 불과했는데 변변한 마트는 물론 유치원과 병원 등이 태부족해 입주 반년 만에 수원시 인터넷 게시판에 민원만 수천 건 쏟아졌다. 2012년에는 광교신도시로 옮겨가기로 한 경기도청 이전 사업이 중단되면서 실망감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광교신도시를 보는 시선이 천양지판이 됐다. 사실 광교신도시 몸값은 소문이 덜 났을 뿐, 꾸준히 올랐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광교신도시가 소재한 원천동 평균 아파트값은 3.3㎡당 2350만원이다. 2016년 4월 1577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49%가량 시세가 뛰었다. 모든 관심이 위례신도시나 판교신도시로 쏠린 사이 기반시설이 속속 완공되고 주거환경이 자리를 잡아간 덕분이다.

아파트 단지 중에는 매매가만 2배 이상 뛴 곳도 있다. 경기도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입주 8년 차인 이의동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1764가구) 전용 84㎡는 지난 1월 9억8000만원(11층)에 거래됐다. 이후 저층부도 9억원(4층)에 거래됐다. 최초 분양 당시 4억5000만원에 공급됐던 아파트다. 신분당선 역세권인 데다 학원가가 붙어 있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부쩍 시세가 강세를 띠는 곳은 원천호수 주변이다. 광교신도시에서도 노른자 입지로 통하는 호수를 둘러 고층 아파트가 속속 입주하면서 광교신도시 스카이라인이 달라졌다.

지난해 입주한 ‘힐스테이트광교’(928가구) 전용 97㎡는 지난 1월 12억100만원에 거래됐고 최근 13억9000만원 안팎에 매물로 나와 있다. 전세 시세는 5억9000만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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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S클래스 84㎡ 분양권 11억 육박

5월 입주 채비를 마친 ‘광교중흥S클래스’(2231가구) 분양권 시세도 강세를 띤다. 이 단지는 신분당선 광교중앙역을 이용할 수 있고, 광교호수초 등과 바로 붙어 있다. 2015년 분양 당시 1순위 청약에서 1780가구 모집에 6만9251명이 몰리며 평균 38.9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거래가 뜸해지는가 싶더니 올 4월 중순 전용 84㎡ 분양권이 10억9700만원(40층)에 팔렸다. 최초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으로 5억원대였다.

아파트값이 고공행진을 보이면서 주거용 오피스텔, 이른바 아파텔에도 웃돈이 붙었다. 내년 4월 준공 예정인 ‘힐스테이트광교중앙역’ 전용 83㎡는 분양가 대비 1억원 오른 5억8000만원대에 매물이 나와 있다. 호수 건너편 6-3블록에서는 ‘광교컨벤션꿈에그린’이 내년 10월 입주를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이다. 이곳에 수원컨벤션센터, 갤러리아백화점, 아쿠아리움, 호텔 등이 함께 들어선다. 광교호수공원 주변으로는 주민을 위한 복합체육센터도 지어진다.

이의동 일대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조망권과 동·층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큰 편이지만 서울 아닌 광교 내에도 10억원 넘는 가격에 아파트를 사겠다는 수요가 적잖다”고 귀띔했다.

주거지로서 광교신도시만의 매력은 꽤 많다.

우선 어수선한 베드타운 같던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신도시로 자리 잡았다. 전체 준공률이 95%를 웃돈다. 공공기관 이전 작업도 마무리 단계다. 생활 기반시설이 모두 완성되면 광교신도시는 인구 약 11만명을 수용하고 1130만4494㎡ 규모 면적을 자랑하는 자족형 행정복합도시로 완전히 자리 잡는다. 당초 계획(약 7만7500명)보다도 규모가 커졌다.

주민을 위한 공공시설과 생활 기반시설도 속속 완공되고 있다. 수원고등법원에 이어 수원지방검찰청이 이달 이전해 업무를 시작했다. 수원검찰청사는 5월 중 준공된다. 가장 늦게 이전 작업을 시작한 경기도청 신청사는 준공 시점을 내년 말로 발표했다. 신청사에는 도 본청을 비롯해 도의회 청사, 도교육청,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기도시공사, 경기신용보증재단 등이 입주한다.

광교산과 원천호수, 신대호수 등 풍부한 자연환경도 강점이다. 광교신도시 녹지율은 무려 43.8%에 달한다. 분당(19.3%), 일산(23.1%), 판교(36.2%) 등 수도권의 여타 신도시에 비해 훨씬 높다. 호수공원 외에 어린이공원까지 신도시 안에 크고 작은 공원만 28개에 이른다.

그간 단점으로 꼽혔던 대중교통 여건도 한층 개선됐다. 지난 2016년 신분당선 연장 구간인 상현역, 광교중앙역, 광교역이 개통하면서 광교신도시에서 강남까지 30분 내 이동이 가능해졌다. 지하철 강남역, 서울역, 사당역, 잠실역, 건대입구역 등으로 연결되는 광역버스 노선이 풍부하다. 경부고속도로, 용인~서울 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로 진입하기도 쉽다. 다만 광교로, 광교중앙로, 국도43호선 등 광교지구 주변 도로에서 상습 정체가 빚어진다는 점은 한계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8호 (2019.05.15~2019.05.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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