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7 (일)

상하이 국제식품박람회 ‘동상’ 푸디스트리 이창렬 대표|“문전박대에서 혁신 식품의 아이콘으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경이코노미

1967년생/ 광운대 무역학과/ GS백화점/ 올리브나인/ 에코플랜트/ 2014년 푸른여름 대표/ 2017년 푸디스트리 대표(현)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지원해줄 테니 나가보자 해서 참가 신청은 했는데 계속 고민했습니다. 그냥 비용과 시간만 허비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혁신상 톱10에 올랐다는 통보를 받고는 ‘할 수 없네, 가자’며 왔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게 되니 정신이 없습니다.”

지난 5월 14일 상하이 국제식품박람회(SIAL CHINA 2019)에서 혁신상 동상을 받은 이창렬 푸디스트리 대표(52) 얼굴에는 긴장한 빛이 역력했다.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가 부담스러워 어쩔 줄 모르는 모습. ‘웃어보라’는 주문에도 입꼬리만 살짝 올리다 제자리다. 그럴 만도 하다 싶다. 첫 참가에서 생각지도 못한 성과를 거뒀으니.

SIAL은 파리, 몬트리올 등 전 세계 네 곳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식품박람회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매년 상하이에서 열린다. 올해로 20회를 맞은 SIAL CHINA 2019에 70개국 4300여개 업체가 부스를 열었다. SIAL 행사의 꽃은 혁신상. 행사 때마다 혁신상 톱10을 발표한다. 이번 혁신상에 출품된 전체 184개 제품 중 톱10에 한국 제품이 포함돼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국관이 술렁거렸다. 지난 3년 동안 톱10에 한국 기업이 포함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톱10만도 ‘놀랄 일’인데 3위에 해당하는 동상을 받았으니 얼떨떨할 수밖에. 게다가 2017년 12월 설립된 신생 업체 푸디스트리는 이번이 첫 박람회 참가다.

“지난해 부스도 없이 그저 박람회에서 바이어를 만나 우리 제품을 알릴 수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무작정 왔어요. 샘플 120개를 들고 왔는데 겨우 20개만 나눠줄 수 있었습니다. 다들 ‘그게 뭐냐, 바쁜데 관심 없다, 나가라’는 식이었거든요. 사실 그래서 더 망설였어요. 1년 만에 뭐 인식이 그리 달라졌겠냐 싶었죠.”

혁신상 동상을 받은 제품은 푸디스트리가 ‘웰리고’라는 브랜드를 붙여 내놓은 ‘파우치 죽’이다.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고구마 페이스트를 원료로 정제수와 쌀만 넣어 만드는데, 첨가물 없이도 단맛을 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고구마를 찌지 않고 구워서 페이스트를 만드는 게 비결. 고구마를 구우면 표면이 코팅되면서 당이 빠져나가지 않는다. 대상에서 R&D를 담당하던 박원영 이사가 개발했다. 대상에 제품화를 제의했지만 ‘시장성이 없다’며 거절당하고 새로운 길을 찾던 중 이 대표와 의기투합했다.

‘웰리고’ 죽은 1년 만에 한국에서는 꽤 성과를 거뒀다. GS25, 이마트, 롭스 등 다양한 채널에서 판매되는가 하면 삼성웰스토리에 납품해 삼성전자 급식으로도 들어간다. 매달 1만여개가 팔려 나간다. ‘무첨가 식품이라 건강한 느낌’이라는 입소문만으로 얻어낸 결과물이다.

SIAL CHINA에서는 혁신상을 선정할 때 자체의 혁신성도 보지만, 과연 중국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낼 수 있을까를 더 큰 가치로 친다. 상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에서의 시장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타오바오몰 밴더와 납품을 논의 중입니다. 상하이에서 잡은 행운이 헛되지 않게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상하이(중국) = 김소연 부장 sky6592@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9호 (2019.05.22~2019.05.28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