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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Star&Talk]영화 ‘걸캅스’서 첫 주연 라미란|버티다 보면 기회는 온다 TV 이어 스크린까지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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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라미란(44)이 연기 인생 14년 만에 생애 첫 스크린 주연을 맡았다. 코믹 액션 영화 ‘걸캅스’(감독 정다원)를 통해서다.

영화는 48시간 후 업로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마저 포기한 사건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뭉친 여형사 콤비의 비공식 수사를 담는다. 나쁜 놈을 때려잡겠다는 일념 하나로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맞서 싸워 결국 사건을 해결하는 걸크러시 콤비 ‘미영’(라미란 분)과 ‘지혜’(이성경 분)가 선사하는 통쾌한 카타르시스가 관전 포인트다.

극 중 민원실 퇴출 0순위 주무관이 된 전직 전설의 형사 박미영으로 분한 그는 “주로 입으로 연기해오다 몸을 써야 하니, 게다가 첫 주연까지 맡으니 책임감이 막중했다. 처음에는 실감도 안 나고 스스로도 의심이 들었다. 자신감도 없고 불안했다”고 고백했다.

“그래도 인생은 도전이니까. 늘 보장돼 있지 않은 길을 걸어온 저이기에 또 한 번 용기를 냈어요. ‘후회가 없도록 하자’는 마음 하나로 뛰어들었고 즐기려고 애썼죠. 액션은 물론 젊은 감독과의 작업, 섬세한 디렉션, 빠른 호흡 등 처음이라 낯설고 어려웠지만 배운 것이 참 많아요. 무엇보다 ‘또 다른 나’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게 됐죠.”

언제부턴가 대중이 바라보는 시선과 자신이 본 모습 사이에서 상당한 차이를 느꼈다는 라미란.

“유쾌하고 다이내믹하게 보는 분이 많은데 사실 그 반대의 면도 많아요. 미영은 대중이 잘 모르는 제 모습을 많이 입힐 수 있었던 터라 작업하면서도 흥미롭고 새로웠어요. 충분히 적응한 뒤에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생겼고요(웃음).”

그녀가 ‘걸캅스’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것은 그 때문만은 아니다. 근래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사이버 범죄를 다뤘다는 점, 여성 형사를 전면에 내세운 점 등 신선한 요소가 많아 좋았단다. 영화의 다양성을 위해서도 이런 시도가 계속돼야 한다는 생각에 책임감을 갖고 임했다고.

“여배우를 위한 시나리오가 많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작품이 다양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 컸어요. 드라마나 메시지 위주 작품이 보기 드문 충무로에서 볼거리와 스케일에만 치우치지 않은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죠.”

‘진짜 사나이’ ‘언니들의 슬램덩크’ 등 지상파 간판 예능을 비롯해 그간 tvN ‘응답하라 1988’ 치타 여사부터 tvN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라 부장, 그리고 첫 스크린 주연작을 맡기에 이르기까지 경계 없는 활약을 보여온 그. 그를 보며 ‘제2의 라미란’을 꿈꾸는 후배들도 많다. “앞에서 말한 것과는 다른 의미의 책임감이 느껴질 것 같다”고 하자 “대단한 것은 없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후배들을 보면 ‘나를 롤모델로 삼아서 뭐하려고?’라고 말했다”는 솔직한 답변이 돌아왔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운 좋게 다양한 길을 걸어온 사람도 없을 것 같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그것이 가능했던 건 내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잘 버텼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 좋은 에너지를 지닌 사람이 많아 그 덕도 꽤 봤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이제는 후배들에게 ‘그래도 버텨’라고 말해줘요. 버티다 보면 기회가 온다고요. 물론 잘 준비해야 (기회가 왔을 때) 뭐라도 이룰 수는 있겠죠. 미약한 힘이지만 제가 어떤 길을 만들어놓는 데 도움이 된다면, 저 역시 그들에게 좋은 기운을 줄 수 있다면 좋겠어요. 후배들이 가고자 하는 길이 조금은 수월해질 수 있도록. ‘저 사람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까’라는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것이 요즘 제가 새롭게 느끼는 책임감 아닌 책임감이에요(웃음).”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kiki2022@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9호 (2019.05.22~2019.05.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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