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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글로벌CEO] 팀쿡이 청년에게…"싸우기만 한 기성세대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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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제 정치쟁점화 반성…"고정관념 저항하고 반론 경청하라"

"취약계층에 공감" "행동할 땐 함께" "너무 조심하진 말라"

연합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팀 쿡(58)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사회의 고질적 병폐를 방치했다며 기성세대를 대표해 청년들에게 사과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쿡 CEO는 전날 미국 뉴올리언스 툴레인대학교 메르세데스벤츠 슈퍼돔에서 열린 졸업식 연설에서 "우리 세대가 당신들을 좌절시켰다"고 말했다.

쿡 CEO는 "우리는 논쟁하는 데 너무 많이 집중한 나머지 진보를 이루는 데 충분히 집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사법 정의, 이민갈등 등 여러 난제가 정치 쟁점화하면서 답보하는 데 대한 반성이다.

쿡 CEO는 기후변화 문제에 관해 "여러분은 실패 사례를 멀리서 찾으려 하지 않아도 된다"며 이날 연설이 이뤄진 슈퍼돔이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당시 피난처였다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 때문에 허리케인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이 더 자주, 더 심하게 닥친다고 보고 있다.

쿡 CEO는 "이런 일은 더 자주 발생할 것처럼 보인다"며 "기후변화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고는 우리가 한 국민으로서 누구인지, 서로 무엇을 빚지고 있는지 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는 정치적 논쟁의 문제가 되어선 안 된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쿡 CEO는 "이 문제는 어느 쪽이 선거에서 이기고 지느냐에 따라 해결이 더 쉬워지는 게 아니다"며 "기후변화 문제의 본질은 누가 이 문제를 무시할 수 있는 인생의 행운과 호사를 누리고, 누가 모든 것을 잃는 것을 감수해야 하는지"라고 지적했다.

해수면 상승에 따른 저지대 침수와 이주, 자연재해에 따라 소외된 이들에게 지속하는 빈곤 등의 사례도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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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EPA=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기후변화나 인간의 손실과 관련된 다른 문제를 이야기할 때, 잃을 것이 가장 많은 사람을 생각하고 진정으로 공감하라"며 "그게 진정으로 우리가 서로 빚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쿡 CEO는 사회 분열을 줄이기 위해 기득권의 고정관념이나 관점의 맹목적 수용에 저항하라고 청년들에게 주문했다.

쿡 CEO는 "여러분이 강해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반대하는 이들을 우격다짐으로 억누르거나 애초에 그들에게 발언권을 주지 않는 것, 여러분이 업적을 만들 유일한 방법은 상대편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믿게 하려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믿음은 그 자체로 중력이 있다는 걸 우리는 종종 잊는다"며 "오늘날 특정 알고리즘들은 여러분이 이미 알고, 믿고 있거나 좋아하는 것들만 보여주고 나머지는 없애는데 그래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눈을 뜨고 새로운 방식으로 사물을 보는 것이 혁명적인 행동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쿡 CEO는 공감과 통합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니라 경청하려는 용기를 끌어내라"며 "단순히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행동하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거대하지만, 해결책은 앞으로의 일에 대해 공동의 이해를 형성하고 함께 일을 하는 인간적인 규모에서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쿡 CEO는 "여러분이 무엇을 하든 너무 조심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며 "그 자리에 붙어 있겠다고 해서 발아래 땅이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보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현상은 그냥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니 더 나은 것을 만들기 위한 일에 착수하라"고 조언했다.

chi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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