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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北, 인도적 지원 방침에 사흘째 무응답…정부, 의견수렴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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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 조사단이 북한 현지에서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 17일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승인과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 800만달러 공여 결정에 대해 사흘째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는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시점 등에 대해 북측과 협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어서, 북측 대응이 주목된다.

북한 매체들은 20일 오전까지 우리 정부의 기업인 방북 승인 등에 대한 언급 없이 한·미 공조 체제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최근 열린 한·미워킹그룹을 문제 삼으며 이날 “우리 민족 내부에 반목과 불화를 조장하고 그를 통해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외세에 의존하여 북남관계 문제, 민족 문제를 해결해보려는 어리석은 행위들이 없어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선전매체인 ‘조선의오늘’도 ‘민족자주의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기고문에서 “지금이야말로 이 눈치, 저 눈치를 보면서 주춤거릴 때가 아니라 더욱 과감히 북남관계를 발전시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남측 정부에 한·미 공조보다 민족 공조를 우선시할 것을 거듭 촉구한 것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시정연설에서 천명한 ‘자주노선’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신문은 ‘조선노동당의 자주노선은 위대한 승리와 번영의 기치이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오늘에 와서 자주는 적대세력들의 2중, 3중의 압박 속에서 죽느냐 사느냐 하는 운명적인 문제”라며 “그 누구에게 기대를 걸거나 제재가 풀리기만을 기다리는 어리석은 환상을 털어버리고 외부의 원조 없이 성장할 수 없다는 사대주의와 패배주의적 관점도 없애야 한다”고 요구했다.

북측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우리 정부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북측과 관련 협의를 추진해간다는 방침이다.

통일부 이상민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문제는 그동안 기업측이 계속 요청해온 사안으로, 북측과도 계속 협의해왔다”면서 “앞으로도 구체적인 방북 시점 등 제반 분야에 대해 북측과 계속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유니세프 등을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 800만달러(약 95억원) 공여와 관련해 해당 국제기구들과도 협의를 통해 조속히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대북 식량 지원을 위한 의견 수렴 절차도 계속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 지원 방식과 정부 당국 차원의 직접 지원 방식을 모두 열어두면서 각계각층 여론을 수렴중이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내 대학총장들로 구성된 통일교육위원협의회 간담회, 김희중 가톨릭 대주교와의 면담에 이어 22일 교류협력분과 정책자문회의, 23일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스님 예방 일정도 계획하고 있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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