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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벤츠 첫 전기차 ‘EQC’ 시동, 프리미엄 전기차 경쟁 격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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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재규어·아우디 등 이어

벤츠, 첫 순수 전기차 SUV 가세

출시 앞두고 오슬로에서 시승회

앞뒤 차축 2개 전기모터 연결

최고출력 408마력·1회 충전 450㎞

앞차 속도 등 맞춰 운행 효율 높여

하반기 국내 전기차 경쟁 치열할 듯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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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개발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갈수록 높아지는 환경 기준을 충족하고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세계 첫 내연기관을 발명한 메르세데스-벤츠가 뒤늦게 전기모터로만 구동하는 순수 전기차 ‘이큐시’(EQC)를 내놓은 배경이기도 하다. 1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이 고가 차량은 앞서 국내에 상륙한 테슬라 ‘모델X’와 재규어 ‘I-페이스’, 아우디 ‘e-트론’ 등과 프리미엄 전기차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벤츠는 본격 출시에 앞서 지난 13일(현지시각)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 각국의 자동차 기자들을 불러들여 미디어 시승회를 열었다. ‘EQC’는 벤츠의 전기차 브랜드 ‘EQ’를 달고 나온 첫 차종으로, 모기업인 다임러의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상징적 모델이다. 지난해 9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공개했지만 시승을 통해 미디어의 품평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차는 앞차축과 뒤차축에 연결된 2개의 전기모터를 통해 최고출력 408마력(300㎾) 최대토크 78.0㎏·m의 성능을 내도록 설계됐다.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은 5.1초, 최고속도는 180km/h다. 한 번 충전으로 450㎞(유럽 기준)를 달릴 수 있다. 외형은 매끈하게 다듬은 근육질 형상이다. 쿠페처럼 낮아지는 확장형 루프라인(지붕선)과 창문 배치로 크로스오버 스포츠실용차(SUV)의 특성을 살렸다.

오슬로 외곽을 달리는 120㎞ 여정에서 이 차의 진가는 운전자를 위한 다양한 지능형 기능에서 나타났다. 운전대 뒤의 패들을 이용해 ‘디(D) 오토’를 설정하면 앞차의 속도와 도로 제한속도, 경사도 등을 분석해 최소의 에너지를 사용해 최대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운전자가 적절한 시점에 액셀에서 발을 떼어 관성 주행을 하는게 좋은지, 배터리가 효율적으로 충전될 수 있도록 제동을 걸어야 하는지 등을 계산해 에너지 회생 수준을 차량 스스로 조절해주는 것이다. 도로 사정에 맞게 경제적으로 운행하는 것이므로 연료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셈이다.

배터리에 전기가 30% 정도 남은 상태에서 오슬로 북서쪽에 위치한 충전소에 들어섰다. 벤츠를 포함해 베엠베(BMW), 폴크스바겐, 포드 등이 합작해 세운 고속 충전 네트워크 ‘아이오니티’(IONITY)가 운영하는 충전소다. 먼저온 전기차 4대가 충전 중이다. 벤츠는 공동 출자 회사를 충전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벤츠의 랄프 노하 충전 전략·서비스 담당은 “최대 110㎾의 출력으로 40분 안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며 “2020년까지 유럽 전지역의 고속도로 400곳에 이런 급속 충전소를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전소 한 곳당 충전기 6개를 갖춰, 내년까지 2400개의 고속 충전기를 설치한다는 것이다. 물론 충분치는 않다. 충전 불편 문제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지만, 현재로선 이런 식으로라도 인프라를 계속 확충하는 수밖엔 뾰족수는 없어보인다.

‘EQC’는 벤츠의 독일 브레멘 공장에서 생산돼 유럽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국내는 인증 절차를 거쳐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미디어 행사에 참석한 올라 켈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차기 회장은 앞으로 20년에 걸쳐 ‘탄소 제로’를 목표로 한 벤츠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발표했다. ‘EQC’는 그 출발점에 선 차종이다. 당장은 생산 비용이 많은 탓에 정부 보조금으로 굴러갈 수밖에 없는 전기차를, 특히 수요가 한정된 고가의 프리미엄 차종을 벤츠가 먼저 선택한 것은 실용성과 고급스러움으로 정면 승부를 걸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국내 고급 전기차 시장에서 재규어와 아우디에 이어 벤츠까지 가세하면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골드만삭스는 “전기차 시장의 경쟁 격화로 테슬라가 시장의 우위를 지키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슬로(노르웨이)/글·사진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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